대통령 면담전 제일모직 상장완료 승계작업도 사실상 매듭 주장 “금품대가 승계편의 논리는 특검의 상상적 허구” 집중부각 오는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2심(항소심) 재판이 시작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측의 치열한 공방이 재개된다. 2심에 앞서 대표 변호사 교체외에 변호인단 대부분을 그대로 기용한 삼성측은 1심의 방어논리를 일관되게 주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 및 지인에 제공한 금품의 대가로 ‘승계 편의’를 받았다는 특검 논리에 반박해 ‘승계작업은 상상적 허구’라 변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심 선고에서 인정된 ‘수동적 기여’와 ‘묵시적 청탁’은 2심 재판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무죄에 힘을 실어줄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 부회장의 지배구조 개편이 삼성 전체에 이득이 된다는 1심 판시도 삼성 측의 방어 논리에 힘을 실어줄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26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는 오는 28일 이 부회장 등에 대한 2심 공판 준비기일을 진행한다. 공개로 진행되고 횟수 제한이 없는 공판 준비기일은 신속 재판 진행을 위해 검찰과 변호인단이 쟁점사항을 정리하고 향후 첫 공판일 등 공판 일정 등을 합의하는 자리다. 이 부회장 등 피고인은 공판준비기일에는 참석치 않은 채 특검과 변호인단만 참석한 상태에서 첫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2심 변론도 1심과 같은 법무법인 태평양이 맡는다. 다만 대표 변호인은 기존 송우철 변호사에서 이인재 태평양 대표변호사로 변경됐다.
2심재판의 핵심 쟁점은 역시 ‘뇌물공여죄’성립 여부다. 뇌물죄는 주고받음이 있어야 성립된다. 특검은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과 영재센터 지원 덕분에 이 부회장이 승계작업의 편의를 국가로부터 제공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세번 만나면서 구체적인 청탁은 없었으나, 포괄적 현안으로서의 묵시적 청탁이 있었고 양측은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 ‘주고받음’이 성립된다고 1심 법원은 판단한 것이다.
삼성측의 반론도 이 부분에 집중된다. 특검측이 주장하는 승계작업의 첫단추인 제일모직 상장 등은 대통령 면담 이전에 이미 완료된 것이고, 승계작업 역시 사실상 완료된 상태에서 추가적인 지배력 강화는 필요 없었다는 것이 삼성측의 요지다. 삼성측은 합병 등을 통해 이 부회장의 지분비율 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 계획을 백지화한 것은 경영권 승계에 추가작업이 필요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부회장이 뇌물공여의 대가로 받은 ‘승계 편의’가 무력화되면 나머지 3개 혐의 역시 함께 무너지게 된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 국회 위증 등 모두 5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가운데 뇌물공여는 혐의의 정점에 있는 죄목으로, 뇌물죄 성립만 허물면 삼성입장에선 이 부회장의 ‘완벽 무죄’ 선고도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위증죄는 실형 사례가 거의 없다.
‘부정한 청탁’도 2심의 주요 쟁점이다. 1심 재판부는 ‘막연히 선처해 달라는 기대’ 하에 이뤄진 금전 공여의 경우 부정한 청탁이라고 볼수 없고 따라서 대가성을 부정한다는 대법원 판례(2008도6950)를 인용하고, 대통령의 구체적 자금지원 요청이 있었다는 점까지 긍정했지만 승마지원과 영재센터 지원에 대해서는 ‘대가성이 인정된다’며 유죄로 판시한 바 있다.
특검의 기소 혐의 논란도 재차 가열될 전망이다. 특검은 삼성의 승마지원에 대해 ‘단순뇌물’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변호인측은 최순실씨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뇌물죄 성립이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대통령과 최씨가 공모했다면 대통령이 받는 것과 동일하게 평가할수 있어 단순수뢰죄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선 입증이 어려운 제3자 뇌물죄 대신 입증이 쉬운 단순뇌물죄를 적용한 것은 특검측의 증거 부족 때문이란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1심 재판부는 ‘대통령의 적극적인 요구에 (이 부회장 등이) 수동적으로 응해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고, 이 부회장의 지배구조개편 작업이 삼성그룹과 각 계열사 모두의 이익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긍정한 바 있다. 엘리엇 등 해외 헤지펀드의 경영권 공격으로부터 이를 방어하는 것이 삼성그룹 전체의 이익으로 귀결된다는 점에 1심 재판부 역시 동의한 것이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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