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상한제 폐지 앞둔 유통점 현금주면 최신폰 50만원 할인 “좋은조건” 추석前 구매 부추겨 방통위 “특별반 운영 시장감시”

“얼마까지 알아보고 오셨어요?”

추석연휴 직전인 28~29일, 대형 전자상가인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를 방문해 최신 스마트폰의 보조금 시세를 묻자, 판매점 직원이 작은 목소리로 되물은 첫 마디다.

‘현금 완납’을 뜻하는 은어 ‘현아’ 로 통신사 변경(번호이동), 6만원대 요금제를 제시하니, 메신저로 전달받은 보조금 ‘정책’을 한참 들여다보던 직원이 말 대신 계산기에 숫자를 찍어 들어보인다. 폰파라치나 단속반의 ‘녹음’ 증거를 피하기 위해 가격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것이 유통점의 공공연한 ‘룰’이다.

계산기에 찍힌 숫자는 약 26만원. 출고가 90만이 넘는 해당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시지원금 15만1000원에 50만원 이상의 불법 보조금을 더해, 현금완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조건으로 최근 출시된 100만원대의 또다른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60만~7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었다.

서울의 한 스마트폰 판매점
서울의 한 스마트폰 판매점

추석연휴를 앞두고 대형 전자상가 유통점의 불법 보조금 ‘눈치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장 열흘에 걸친 연휴 대목에 이달 말로 지원금 상한제까지 폐지되면서 이동통신 유통시장은 말 그대로 ‘폭풍전야’다.

당장 추석 연휴 방송통신위원회의 단속이 심해질 것을 예상해 연휴 직전에 구매를 부추기는 모습도 흔했다. 한 판매점 직원은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되고 10~11월은 모니터링이 심해져 보조금 지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연휴 전 지금도 나쁘지 않아 지금 구매하시는게 나을 수 있다”고도 했다.

정부 감시를 피해 연휴 중 파격적인 보조금이 지급될 수 있다고 예상하는 곳도 있었다.

또 다른 판매점 관계자는 “연휴 중 1~2시간 정도 기습적으로 파격적인 수준이 (위에서) 내려올 수도 있다”며 “단속 때문에 길게 (판매)하지는 못하고 몇 시간 동안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최장 10일 동안 이어지는 이번 추석연휴 기간 동안 이통3사는 일요일과 추석 당일(4일), 추석 다음날(5일)을 제외하고 정상적인 개통서비스를 진행한다.

이에 따라 추석 대목과 지원금 상한제 폐지가 맞물리며 소위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휴대전화 보조금의 상한액을 제한하는 지원금 상한제는 오는 30일 효력을 다한다. 내달 1일부터는 출시 후 15개월 경과 여부와 관계없이 현행 33만원 이상의 지원금을 책정할 수 있게 된다.

방통위는 초긴장 상태다. 방통위는 연휴기간 동안 ‘전국 특별상황반’을 운영한다. 특별상황반은 방통위,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이통3사로 구성된다.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유통망 모니터링 및 온라인을 통한 ‘떴다방’식 영업 등을 집중적으로 감시할 예정이다.

이 기간 중 모니터링은 전국을 5개 지역으로 나눠 진행하며, 방통위 직원들뿐만 아니라 총 40~50명 수준의 전국 모니터링 요원들이 연휴기간 중에도 시장감시를 진행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추석연휴와 지원금 상한제 폐지가 겹치면서 불법보조금 ‘대란’에 대한 시장 안팎의 우려와 지적이 있어 시장상황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며 “상한제 폐지 후 지원금은 올리지 않으면서 불법 장려금을 지급하는 행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윤희ㆍ박세정기자/sj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