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대한민국은 ‘치킨 공화국’이다. 전국 8도 어느 곳에 가도 고개만 들면 치킨집이 보인다. 어떤 분야를 전공했든 결국 퇴직 후에는 누구나 치킨집 사장님이 된다는 웃픈 ‘치킨집 수렴의 법칙’이 결코 웃을 수 없는 현실을 만들어냈다. 매년 수천, 수만 개의 치킨집이 문을 열고 그보다 많은 치킨집이 문을 닫는다. 호기롭게 창업전선에 뛰어든 은퇴자들에게 남는 것은 감당키 어려운 빚뿐이다. 은퇴 이후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다. 아무리 대중이 ‘치느님’을 경배하며 갈구해도 매일 튀겨지는 치킨은 그보다 많고, 골목에는 눈물 묻은 전단지가 나뒹군다. 수요를 뛰어넘는 이 과잉공급 현상은 도대체 어디까지 진행됐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 아니, 그전에 치킨집의 도미노 폐업은 정말 수익성과 경쟁력을 따지지 않은 무분별한 창업 때문이 확실한가. 치킨 공화국의 현실을 통계로 분석해 본다.>
▶상권정보 제공 넘어 사회안전망 구축 시급=4일 관련업계와 전문가들은 치킨집 과잉창업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 희망자에게 상권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정부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다수의 치킨집이 수익성이나 지역별 경쟁강도를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문을 여는 가운데, 치킨집 신규 창업을 억제하는 것은 적절하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상권정보 제공 이후에도 치킨집 창업은 여전히 많은 상태다. “보다 적극적인 정책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 세대에 의한 치킨집 과잉 창·폐업 가능성’에 주목한다. “은퇴세대의 자영업 창업이 주로 사회안전망 부족에서 비롯뢰고 있으므로, 창업지원보다 사회안전망 구축에 집중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는 이야기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한국은행의 산업대출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음식·숙박업의 대출 잔액은 46조 7945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9933억원(2.2%) 늘었다”며 “이는 1분기 기준으로는 2015년(1조409억원)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즉, 치킨집 장사는 안 되는데 주인들의 빚만 늘고 있는 것으로 향후 가계부채 시한폭탄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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