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박근혜 식 창조경제 우려도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청와대와 정부가 ‘혁신성장’을 강조했지만, 야권은 여전히 미심쩍은 표정이다. 소득주도성장론 일변도에서 벗어난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지적이다. 창조경제와의 차별점도 의문으로 남았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27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경제의 총량을 어떻게 늘릴지 혁신성장을 통해 설명했지만, 이는 1~2년 사이에 되는 일이 아니다”며 “자체가 국가적 규모의 벤처사업이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저성장 시대에 혁신으로 경제동력을 찾는다는 비전에는 동의하지만, 혁신성장으로 나아가는 사이 단기대책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정책적 변수가 될 수는 없다”며 “단기적인 경기활성화 정책이 될 수가 없어서 장기 이론적으로 맞을 수는 있지만 어려운 말이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혁신성장에 대해 경제 부처에서 이른 시일 내에 개념을 정립하고 속도감 있게 집행 전략을 마련해 달라고 당부한다”고 했다.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회에 강연자로 나서 기업가정신 육성을 통한 창업과 투자의 선순환을 강조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은 혁신거점이나 한번 쓰러져도 다시 재기할 수 있게끔 하는 사회안전망도 언급했다.

정부가 경제정책의 세 가지 축으로 내놓은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가운데 혁신성장 정책을 강조한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난 점에는 대부분 환영의 견해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창업생태계 육성과 사회안전망 자체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기에 구체성 없이는 ‘했던 말 또 하는 수준’이 될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유사한 맥락으로 추진한 창조경제도 비슷한 이유로 유명무실해졌다. 전 정부보다 나은 정부를 천명한 문 정부에 구체적인 로드맵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창조경제 당시를 생각해보면 창조경제가 뭐냐부터 논란이 시작됐다”며 “구호 자체가 새롭지 않기 때문에 각론에서 어떤 식으로 집행할지를 말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혁신성장에서) 규제정비 같은 이야기는 사실 원론적인 이야기다”며 “벤처업계에서는 차라리 정부 돈 안 받으면 시장이 안 받을 것이라고 말하는 지경”이라고 했다. 철저한 액션계획이 수반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구호도 짐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소득주도성장론을 줄곧 이야기하다가 혁신을 말한 것은 수요만 가지고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신호로 보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가 다시 한번 신성장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자 벤처업계는 창조경제보다 나은 정책을 기대하며 다시 한번 들떴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와 전 정부를 비교하는 것은 그렇지만 창조경제나 혁신성장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점에서 같다”면서도 “차이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혁신성장이라는 말을 사용했고, 중소벤처부가 생긴 것으로 봤을 때 의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