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 인사에서 삼성 ‘세대교체’ 바람 불 듯 - 역대 최대 실적 기록중이지만 삼성전자 ‘엄중 상황’ 강조 - 자타공인 ‘반도체 명장’ 반열… 입사 27년만에 모든 직책 사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이 사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 반도체사업 총괄 부품부문 사업책임자와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이사회 의장직 내려놓는다. 겸직 중이던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 사임한다. 당초 권 부회장의 의장직 임기는 오는 2018년 3월까지였다.
권 부회장은 사임사에서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며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가 난 직후인 지난 8월 28일에 임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참담한 심정”이라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메일에서 “지금 회사가 처해 있는 대내외 경영환경은 우리가 충격과 당혹감에 빠져 있기에는 너무나 엄혹하다”면서 “사상 초유의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그가 사내 직원들에 보낸 메일에서는 권 부회장이 느낀 회사에 대한 충정이 절절히 느껴졌다는 평가가 많다.
1952년생인 권 부회장은 서울 출생이다. 서울대(학사)와 카이스트(석사),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박사)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다. 카이스트에 있던 77년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80년까지 근무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지난 1988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처음으로 삼성과 연을 맺게 됐다. 이후 반도체 부문 이사, 메모리본부 상무, 시스템LSI본부 전무와 부사장 등을 차례로 거쳤다. 이어 시스템LSI사업부사장, 반도체사업부 사장, DS사업총괄 부회장을 거쳐 2012년엔 마침내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삼성에 입사한 지 27년 만이었다.
권 부회장의 인생궤적은 국내 반도체 산업 발전의 역사와 함께했다. 권 부회장은 같은 ‘삼성맨’ 출신인 진대제(65) 전 정보통신부 장관(1985~2000년 삼성전자 근무), 황창규(64) KT 회장(1992~2009년 삼성전자 근무)과 함께 국내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 1992년 64MB짜리 반도체 D램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그는 ‘삼성그룹 기술대상’을 받았다. 2002년엔 26만 컬러의 액정표시장치(LCD) 구동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밖에 스마트카드칩,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미디어플레이어 통합칩 등의 분야에서도 삼성전자를 세계 1위로 이끌었다.
권 부회장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최고 경영자(CEO)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공개한 반기보고서에서 권 부회장은 139억8000만원을 받아 재계 1위 연봉킹에 올랐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까지 맡고 있어 급여가 커졌다.
▶ 학력~ 1971년 대광고등학교 ~ 1975년 서울대학교 전기공학 학사 ~ 1977년 카이스트 전기공학 석사 ~ 1985년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 전기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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