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샹탈’,그리스 왕세자빈이 론칭…‘필리 카레라’ 는 공주들이 가장 선호…각국 왕가 친인척 관계로 자주 애용

할리우드 2세까지 즐겨 입으며 인기…언론보도 때마다 매장 동시 싹쓸이…북유럽선 ‘66°노스’ 아웃도어 사랑도

[특별취재팀] 프랑스어 사전에서 ‘패션(fashion)’은 상류사회란 의미를 담는다. 오늘날에야 ‘일반적으로 인기를 얻거나 유행하는 스타일’이라는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지만, 태동기에는 ‘대중이 동경하는 상류사회의 스타일’이라는 의미가 더 강했다는 뜻이다. 이같은 흐름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다. 왕가가 먹고 마시고 입고 쓰는 것들은 모두 세간의 화제가 된다. 대표적인 것이 영국 왕실의 ‘로열베이비’인 조지 왕자다. 그가 공식 외교무대 데뷔와 동시에 ‘완판남’으로 올라선 것도 같은 이유다. 호주와 뉴질랜드 순방 길에서 조지 왕자가 입었던 의상과 구두는 언론 보도와 동시에 매장에서 싹쓸이 됐다. ‘정치’라는 단어를 갖다붙이기는 이른 갓난아이들이지만, 왕자님과 공주님들이 ‘스타일’로 만들어내는 영향력은 만만치않다. 그들이 걸치는 모든 것들이 명품이 된다.

▶그리스 왕세자빈이 직접 만든…‘마리 샹탈’=그리스의 왕세자빈 마리 샹탈 밀러는 지난 2000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아동복 브랜드 마리 샹탈(marie chantal)을 론칭했다. 유럽의 대표 명품 아동 브랜드로 자리잡은 마리 샹탈은 왕세자빈이 직접 자신의 공주와 왕자를 위해 디자인하고 입히면서 탄생했다. 왕족의 기품과 세련미를 강조한 이 브랜드는 고급스러운 원단을 강조하며, 100% 영국에서 생산된다.

DFS 갤러리아의 사장인 로버트 워런 밀러의 딸로 유통업계 DNA가 흐르는 그는, 왕자 넷과 공주 한 명을 둔 어머니로서 럭셔리 아동복의 상징이 되는 방법을 알았고 대 성공을 거두었다.

스웨덴의 왕위계승서열 1위인 빅토리아 공주의 외동딸 에스텔(3) 공주도 마리 샹탈을 즐겨 입었고, 덴마크 왕가도 이 브랜드를 자주 찾았다. 톰 크루즈의 딸인 수리 크루즈와 2011년 태어난 빅토리아 베컴의 딸 하퍼 베컴 역시 마리 샹탈을 좋아했다.

이처럼 마리 샹탈이 유럽 왕실에서 주목받은 데는 그리스와 스웨덴, 덴마크, 영국 왕가가 사실 친인척 관계로 연계돼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서거한 덴마크의 잉그리드 왕비는 스웨덴의 구스타프 6세 국왕과 영국 빅토리아 공주의 딸로, 현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의 어머니다. 또 그의 막내딸인 안나 마리아 공주는 콘스탄티노스 2세와 결혼해 그리스의 왕비가 됐다. 마리 샹탈은 스웨덴 왕가의 손녀이자 영국 왕가의 증손녀, 덴마크 왕가의 공주인 안나 마리아의 며느리가 하는 브랜드인 셈이다.

때문에 스웨덴의 하이스트리트 아동복 브랜드로 알려진 ‘리블리(Lively)’도 혼인으로 맺어진 덴마크와 그리스 공주에게까지 인기다. 2011년 스웨덴에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리블리는 에스텔 공주가 가장 즐겨입는 브랜드로 알려져있다.

올해 태어난 에스텔의 사촌 여동생 레오노어 공주도 출생 후 첫 사진에서 리블리에서 만든 물방울 무늬 담요에 쌓여있었다. 덴마크 마르그레테 여왕의 손녀인 이자벨라(8)도 여러벌의 리블리 드레스를 갖고 있다.

스웨덴에서도 가장 비싼 지역에서만 팔려나가던 이 럭셔리 브랜드는 에스텔 공주가 자주 찾으면서, 또 사라 제시카 파커 등 할리우드 스타 2세의 파파라치 컷에 자주 등장하면서 급성장 중이다.

▶유럽 공주들이 선호하는 스페인 ‘필리 카레라’=지난해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왕의 즉위식에서는 그의 세 공주 카타리나-아말리아(12), 알렉시아(10), 아리안느(8)의 드레스가 화제가 됐다. 이들이 당시 입은 레몬 빛 드레스는 네덜란드 브랜드가 아닌 스페인의 명품 아동복 브랜드 필리 카레라(Pili Carrera)의 것이었다.

1963년 카레라 가족이 아이들을 위한 니트를 수공으로 제작했던 것에서 시작한 이 브랜드는 스페인 뿐 아니라 네덜란드와 덴마크 공주들도 애용하는 유럽 공주들의 브랜드가 됐다. 한국에는 공식 수입되지 않지만 전세계 11개국에 진출했고, 최상급 품질 유지를 위해 스페인의 모스(Mos) 지역의 공장에서만 전량 생산한다.

빌럼 알렉산더르 왕의 즉위식에도 많은 유럽 아동복 업체들이 공주들의 드레스 협찬을 위해 카탈로그를 보냈지만, 필리 카데라가 최종 선택을 받으면서 큰 화제가 됐다.

최근 스페인 왕위에 오른 펠리페 6세의 딸 리어노어(9)와 소피아 공주(7)도 필리 카레라 드레스가 있다. 그러나 소피아 공주의 여러 드레스 중 주목을 받은 것은 ‘나노스(Nanos)’사의 디자인이다. 언니가 입었던 나노스의 드레스를 물려 입은 모습이 언론에 포착된 것이다.

비록 대관식에서는 스페인 드레스를 입었지만, 네덜란드 공주들도 자국 브랜드 가운데 즐겨입는 곳이 있다. 특히 막내인 아리안느 공주는 네덜란드 여성복에서 아동복 라인을 런칭한 ‘슈퍼트래쉬(Supertrash)’ 브랜드를 즐겨입는다. 성인복에서 출발한만큼 어른의 명품 브랜드 옷을 축소한 것처럼 다소 성숙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지난 2008년 국내에도 정식 수입되기 시작한 프랑스 최초의 아동복 브랜드이자 유럽 명품 아동복의 대명사 뽕쁘앙(Bonpoint)도 빼놓으면 섭섭할 정도로 유럽 왕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 덴마크 이자벨라 공주의 쌍둥이 동생인 빈센트 왕자와 조세핀(4)이 지난해 가족과 함게 그네를 타는 사진에서 뽕쁘앙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이 포착되기도 했다.

▶북유럽은 66°North 등 아웃도어도 인기=스웨덴과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에겐 활동성 있는 아웃도어나 스키 의류도 인기다.

덴마크 여왕의 손녀 이자벨라 공주와 크리스틴 왕자(10)는 아이슬란드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66°노스(North)와 프리미엄 스키복 브랜드 피크 퍼포먼스(Peak Performance)를 즐겨 입는다. 이자벨라 공주는 드레스 외에 노스페이스의 물방울 무늬 재킷도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다. 피크 퍼포먼스는 스웨덴 왕실에서도 선호한다. 빅토리아 공주의 남편 다니엘 역시 스키장에서는 피크 퍼포먼스를 입고 스포츠를 즐긴다.

프랑스의 럭셔리 다운웨어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던 몽클레르도 빼놓을 수 없다. 덴마크 왕실은 이자벨라와 크리스틴 뿐 아니라 그들의 쌍둥이 동생인 빈센트 왕자와 조세핀까지 몽클레르를 입은 모습이 자주 보였다. 노르웨이의 메테 마리트 왕자도 몽클레르 자켓을 입은 모습이 포착됐다. 네덜란드나 모나코, 스웨덴 왕가에서도 몽클레르는 옷장에서 빠질 수 없는 브랜드다.

yjsung@heraldcorp.com

염유섭ㆍ양영경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