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 5년 자료 2601건 전수분석 -100% 취업심사 통과…정부부처 중 국정원 유일 -국내 정보 총괄, 대기업ㆍ법무법인으로 -과학ㆍ기술 정보 담당이 통신회사로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국정원 프리패스.’

국가정보원 출신 고위직은 지난 수년간 금융사, 대기업 등의 임원 취업심사에 100% 통과했다. 100% 취업심사 통과는 전체 정부부처 중 국정원이 유일했다. 사정기관 출신에 대해 공직자윤리법의 취업제한 규정에 더 엄격해야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는다.

20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실이 인사혁신처로부터 확보한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현황’ 2601건을 헤럴드경제가 전수 분석한 결과 2012년부터 2017년 7월까지 국정원에서 퇴직한 차관~4급 직원은 모두 취업심사에 통과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취업심사를 의뢰한 기관은 다양했다. 직급별로 살펴보면 2013년 4월 차관급으로 퇴직한 차문희 전 2차장은 1년 뒤인 2014년 4월 현대제철에 비상임고문으로 취업했다. 2차장은 국내 정보를 수집ㆍ분석하는 자리다. 현대제철은 국정원이 재향경우회에 일감을 주라는 압박을 한 곳으로 알려졌다. 일명 ‘화이트리스트’와 관련해 현재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이다.

서울서부지검장 출신으로 2016년 2월 국정원을 퇴임한 김수민 전 2차장은 법무법인 민주에 고문변호사로 지난 7월 취업했다.

2011년 4월 퇴직한 김남수 전 3차장은 2012년 6월 SK텔레콤에 상임고문으로 취업하겠다고 밝혔고 역시 심사에 통과했다. 3차장은 과학, 산업, 방첩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1급 직원들은 두산중공업, KB투자증권, ㈜GS, 한국GM㈜, 현대건설㈜, 동국산업㈜, CJ대한통운㈜, 삼성테크윈㈜ 등에 취업하겠다고 인사혁신처에 밝혔고, 모두 취업심사를 통과했다.

취업 유형별로 살펴보면 비상근고문이 13건으로 가장 많고, 사외이사가 7건, 상임고문이 7건으로 뒤를 이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 17조(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는 국무위원ㆍ국회의원ㆍ4급 이상의 일반직 공무원 등은 퇴직일부터 3년 동안, 퇴직 전 5년 동안 속한 부서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했을 때는 예외적으로 취업이 가능하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정부공직자윤리법 17조 2항에서 취업 제한 사유가 특정된다. 주로 재정보조, 감독, 조달, 수사, 조사, 감사에 근무한 경우 등에 해당한다. 국정원은 성격상 직접적인 접점 업무가 없어서 제한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심사에 걸리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국가정보원의 업무 특성상 주요 기관의 민감한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직자윤리법에 관련 규정이 없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지난 정권 5년 동안 국정원 퇴직공무원에 대한 취업심사가 100% 통과된 것은 ‘국정원이면 프리패스’라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며 “인사혁신처의 퇴직공무원 재취업심사가 이른바 사정기관에 대해서는 더욱 엄중한 잣대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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