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땐 ‘찔끔’ 오를 땐 ‘왕창’ 10·24 대책 충격 거의 없어 증권가 “이익 엄청나게 늘듯”

한국은행이 내달 기준금리 인상을 사실상 예고한 가운데 은행들의 예대금리차가 가파른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간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오를 때는 대출금리를 급격하게 높이고, 기준금리가 내릴 때는 대출금리를 ‘찔끔’ 낮춰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를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금리인상기 서민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엄격한 대출금리 감독에 나설 방침이다.

헤럴드경제가 2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으로 과거 금리인상기과 인하기의 예대금리차 변화추이를 비교·분석한 결과 은행권의 ‘두 얼굴’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먼저 기준금리 인상이 급격하게 이뤄졌던 지난 2010년 3분기부터 2011년 2분기까지 1년간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0.33%포인트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예금금리는 3.69%에서 3.87%로 0.18%포인트 오르는데 그쳤지만, 대출금리는 5.3%에서 5.81%로 그 두 배 이상(0.51%포인트) 뛰었다.

예금은행의 순수저축성예금과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잔액기준)를 비교한 수치다. 당시 한국은행은 2.25%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총 4차례에 걸쳐 3%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금리인하기 은행권은 대출금리 인하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한국은행이 2.25%였던 기준금리를 1.5%까지 내린 2014년 3분기부터 2015년 2분까지 나타난 모습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2014년 3분기 1.57%포인트, 2014년 4분기·2015년 1분기 1.51%포인트, 2015년 2분기 1.5%포인트로 단 0.07%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대출금리(4.24%→3.63%, 0.61%포인트 하락)와 예금금리( 2.67%→2.13%, 0.54%포인트 하락)를 금리인상기와는 달리 비슷한 규모로 낮춘 결과다.

은행권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된 지난 상반기에도 큰 이익을 거뒀다. 예금보험공사의 ‘2분기 국내은행 경영위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16개 국내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조 6000억원으로 전년동기(3조 9000억원) 대비 두 배까지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10ㆍ24 가계부채 대책에 따른 은행들의 가계여신 위축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리상승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이슬기 기자/yesye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