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권력기구인 공산당 정치국에는 68세 이상이 되면 은퇴하는 ‘67세면 남고, 68세면 떠난다(七上八下)’는 관례다. 얼마전 끝난 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 25명의 정치국원 가운데서도 1948년생 이상은 모두 퇴임했다. 우리 금융권에서도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2011년부터 최고경영자(CEO) 최고연령을 70세로 제한하는 룰을 도입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경제관련 협회에 ‘슈퍼 시니어(super-senior) 열풍’이다. 경제부총리와 국회부의장을 지낸 1939년생, 경제부총리과 감사원장을 지낸 1939년생, 산업은행 총재를 지낸 1950년생, 금융감독위원장을 지낸 1950년생 전직 관료가 주요 경제 및 금융협회 회장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간 일자리에서 보통 정년은 60세다. 그나마 이를 채우기도 쉽지 않다. 국민연금 수령개시 조건인 65세까지는 이른바 ‘보릿고개’다. 이 때문에 최근 취업전선에 나서는 60대들이 많다. 대부분의 경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퇴짜 맞거나, 설령 취업이 되더라도 단순 노무직이나 저임금에 만족해야 한다.
이 때문에 70세, 80세를 바라보는 전직 관료들의 왕성한 활동이 일반인들에게는 꽤 부럽다. 이미 이들은 상당한 규모의 공무원연금을 받으면서 고액연봉이 보편적인 일부 로비단체에서 일하기도 했다. 나이가 많다고 차별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현 정부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 큰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엄청난 ‘선배’인 이들이 협회장을 맡으면 현직 경제금융당국 공직자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되지 않을까.
춘추전국시대 현자로 꼽히던 조량(趙良)은 당시 진(秦)나라 최고 권력자이자 법가 정치인인 상앙(商)에게 쓴소리를 했다.
“현명한 사람을 추천하면 뜻을 가진 사람들이 나오고, 못난 자들을 모아 놓으면 도를 말하는 사람들이 떠난다고 했습이다. 자리가 아닌데 탐하는 것을 탐위라 하고, 명예가 아닌데 갖는 것을 탐명이라고 한답니다”
자리와 권력에 집착하지 말라는 뜻이다. 최근 거론되는 금융권 슈퍼 시니어들이 ‘탐위’와 ‘탐명’을 경계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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