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올 3분기 우리경제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로는 1.4%, 전년동기 대비로는 3.6%의 상당히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올해 3% 성장이 무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서민과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 국민 대다수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썰렁하다. 취업 준비자들이 겪는 취업난도 개선될 기미가 없다. 왜 그런가? 무슨 문제가 있는 걸까?
한마디로 그동안 우리경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과 내수, 성장과 고용의 연결고리가 여전히 단절돼 있기 때문이다. 경제의 이중구조로 인한 양극화가 개선되지 않은채 수출과 제조부문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이 이어진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의 주요 경제활동 및 지출항목별 성장률을 보면 이런 현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먼저 주요 경제활동별 성장률을 보면 제조업 중심의 성장이 이어진 반면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서비스업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올3분기 제조업은 전분기 대비 2.7%, 전년동기 대비 6.4%의 매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체 GDP 성장률의 2배에 육박하는 속도로 성장한 것이다. 제조업 성장률이 연율로 6.4%를 기록한 것은 2011년 2분기(6.5%) 이후 6년여만의 최고치다.
반면에 서비스업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로는 0.9%, 전년동기 대비로는 2.2% 성장하는 데 그쳐 전체 GDP 성장률을 밑돌었다. 전년동기대비 서비스업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2.3%) 이후 1년만의 최고치이긴 하지만, 제조업의 성장속도에는 훨씬 못미쳤다.
이를 다시 주요 지출항목별로 보면 그 차이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0.7%, 전년동기 대비로는 2.4% 증가하면서 전체 GDP 성장률을 다소 밑돈 반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이보다 최대 7~8배 빠르게 확대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3분기 설비투자는 전분기 대비로는 0.5% 늘었지만, 전년동기 대비로는 무려 16.8%나 급증하면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전분기 대비 증가율이 다소 낮은 것은 2분기(전분기 대비 5.2%, 전년동기 대비 17.3% 증가)의 빠른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와 대규모 반도체 증설의 마무리 때문이지만, 1년 전에 비해선 올들어 계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 2~3분기에 기록한 전년동기 대비 16~17%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3분기(20.6%) 이후 7년만의 최고 기록이다.
3분기 건설투자도 정부의 부동산 안정대책에도 불구하고 기존 수주분의 건설이 활기를 띠면서 전분기 대비 1.5%, 전년동기 대비 7.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도 반도체 등 호황업종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6.1%, 전년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결국 주요 경제활동 부문에서는 제조업이, 지출항목에서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성장을 주도한 반면, 서비스업과 민간소비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셈이다. 제조업과 투자 부문에서도 수출이 활기를 띤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이 성장을 이끌었지만, 이들 수출 호황 업종의 경우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져도 고용 창출효과는 매우 낮아 성장의 체감도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이중구조를 개선하려면 소득 및 일자리 확충이 필요하다. 새정부의 김동연 경제팀도 소득주도 성장으로의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가 실물 부문에서 나타나기는 시기상조다. 최저임금 인상과 각종 복지수당 인상에 이어 조세 개혁과 사회안전망 강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충, 비정규직 축소 등이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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