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최근 하루에 한 번 꼴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인천 부흥초등학교에서 어린이 대상 교통안전 캠페인을 진행했고, 인천 부평구 일대에서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펼쳤다. 또 인천비전기업협회와 지역 경제 활성화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 1년간 행사보다 더 많은 행사가 최근 일주일간 진행되는 느낌이다.
가장 우려되는 철수설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대답도 내놓지 않은채 보여주기식의 행사로 ‘변죽’만 울리는 모습이다.
지난 23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철수설을 불식시킬 수 있는 약간의 시그널만 줬어도 그런 느낌은 아닐 것이다.
당시 카젬 사장은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한국지엠은 한국경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저희 임원진은 협조해서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지속가능한 경영모델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군산 공장 활성화 노력과 향후 투자 계획의 윤곽만이라도 제시했다면, 철수설은 어느정도 잦아들 수 있었을 텐데, 카젬 사장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왜일까? 철수설을 굳이 해소하지 않는 것이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한 것은 아닐까?
10년 전에도 철수설은 한국지엠에 상당한 혜택을 가져다줬다.
대표적인 것인 47만5000㎡에 이르는 한국지엠 청라주행시험장과 청라연구소 부지에 대한 무상 사용 계약이다.
지난 2007년 지엠대우(현 한국지엠)는 인천광역시와 ‘지엠대우 청라기술연구소 토지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30년간 무료로 임차해 사용할 수 있으며, 동일한 조건으로 20년 더 연장해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지역 주변 공시지가가 1㎡당 80만~100만원에 이르고, 해당 지역을 관리하는 인천도시공사가 연간 임대료로 공시지가의 1~5% 정도를 받는 것을 감안할 때 한국지엠은 매년 약 40억~200억원에 이르는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고 무상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10년간 누린 임대료 혜택만 400억~2000억원에 이르게 된다는 계산이다. 앞으로도 최장 40년 무상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총 1조원의 혜택도 추산된다.
당시 무상 사용 계약을 체결했던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3,4대 인천광역시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당시에도 상하이로 간다든지 이야기가 많았다. 지엠을 (인천에) 묶어 두려 그랬다”면서 “녹다운 방식으로 수출하는 제품의 물류 창고도 인천항만공사와 함께 만들어줬고, 당시 지엠대우차 팔아주기 행사도 펼쳤다”고 전했다.
사실 한국지엠 철수를 막기 위한 노력은 정부 차원에서 이뤄졌다. 지난 2013년 소형 상용차인 다마스가 안전과 환경규제에 걸리자 2020년까지 적용 유예 혜택을 받았다.
최근에도 철수설 속에 혜택을 기대하는 의도도 일부 감지된다. 지난 8월말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주관한 세미나에서 한국지엠은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장기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Co2 환경정책이나 수출시장에서의 관세인하와 같은 무역장벽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철수를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GM본사가 한국 공장을 폐쇄하거나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철수한다면, 결과적으로 인천시는 GM본사의 ‘호갱’으로 추락하게 된다. 한국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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