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호 신약 ‘베시보’, 처방 1위 ‘비리어드’에 도전장 -SK케미칼 ‘스카이조스터’, 독점 ‘조스타박스’와 경쟁 -한미 ‘올리타’,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와 적응증 같아 -국산 신약이라는 프리미엄에 낮은 약값이 경쟁력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국산 신약들이 다국적 제약사들이 독식했던 의약품 시장에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과거 다국적사 오리지널 제품이 시장을 먼저 선점한 뒤 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으로 뒤를 쫓던 방식에서 탈피해 신약이라는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산 신약은 국내에서 개발된 제품이라는 프리미엄에 더해 경쟁 제품보다 약값이 저렴해 충분한 경쟁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산 신약 28호 ‘베시보’, 처방 1위 ‘비리어드’에 도전=일동제약은 자사의 첫 신약이자 국내 28호 신약인 ‘베시보’가1일 보험급여 약제로 출시된다고 이날 밝혔다. 보험약가는 1정 당 3403원으로 최근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확정됐다.

베시보는 베시포비르디피복실말레산염을 성분으로 하는 뉴클레오티드 계열의 만성 B형간염 치료제다. 임상시험 결과 베시보는 기존 대표적인 만성 B형간염 치료제인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 및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와 비교한 무작위ㆍ이중맹검 시험에서 대등한 수준의 치료효과를 입증했다. 또 기존 치료제에서 발견됐던 부작용을 개선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베시보는 바라크루드와 비교한 임상 2상 시험, 비리어드와 비교한 임상 3상 시험에서 혈중 B형간염 바이러스 DNA정량 검사를 통해 치료반응을 보인 환자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비교 약물 대비 대등한 유효성을 보였다. 특히 임상시험 추가분석을 통해 기존 비리어드에서 문제가 됐던 신장기능 저하, 골밀도 감소 등과 같은 대표적인 부작용이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또 신장 기능을 측정하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높을수록 신장의 기능이 떨어짐을 의미) 증가율이 비리어드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안전성을 높였다.

임상연구를 진행한 안상훈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장기 복용하는 만성 B형간염 치료제의 특성상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데 부작용이 적다는 점에서 베시보는 차별성이 높고 교차내성 등을 감안해도 현존하는 몇 안되는 뉴클레오티드 계열의 약물로서 효용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베시보가 외국 제약사의 제품에 뒤지지 않는 치료 효과는 물론 기존 약제의 부작용을 개선해 안전성까지 확보한 국산 신약이라는 점을 내세워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일동제약 측은 “특히 시장 1위 제품인 비리어드에 비해 약제비가 25% 가량 저렴하다는 것도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스타박스’ 독식했던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 뛰어드는 SK케미칼=SK케미칼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까지 대상포진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2006년 출시된 MSD의 ‘조스타박스’가 유일했다. 조스타박스는 지난 10년 넘게 대상포진 백신 시장을 독점해 왔다.

SK케미칼이 개발에 성공한 스카이조스터는 수두ㆍ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약독화시킨 생백신이다. 총 5년간 고려대 구로병원 등 8개 임상기관에서 만 50세 이상 총 842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스카이조스터는 조스타박스와 비교한 임상시험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아직 접종가가 확정은 되지 않았지만 조스타박스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스타박스는 시장에 유일한 백신이란 희소성 때문에 공급가가 높았고 이에 대상포진 백신 접종가는 평균 15만~20만원 수준으로 높은 편이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두 제품의 제품력은 임상을 통해서 확인했듯이 동등하다고 볼 수 있고 차이는 수입산과 국내산이란 점”이라며 “최종 가격 결정이 되진 않았는데 조스타박스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3세대 폐암신약 ‘올리타’, ‘타그리소’와 경쟁 관계=항암제 분야에서도 국산신약과 다국적사의 경쟁이 예상된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폐암신약 ‘올리타’는 이전에 EGFR-TKI 약물 치료에 실패하고 조직검사에서 T790M 변이가 확인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신약으로 3세대 폐암신약으로 불린다. EGFR 표적항암제를 사용한 환자 중 약 절반 정도는 T790M 변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타는 국내에서 임상 2상을 통해 높은 반응률을 보이며 임상 3상 데이터 자료를 조건으로 조건부허가를 획득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타그리소’ 역시 올리타와 같은 적응증을 가진 신약이다. 다만 타그리소는 임상 3상까지 마쳤고 종양의 뇌 전이 등에도 효과가 있음을 입증했다.

두 제품 역시 가격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리타는 최근 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을 통해 한달 약값을 200만원대로 결정했다. 보통 항암제의 평균 한달 약값이 1000만원대인 것에 비해 파격적인 가격 결정이다.

반면 타그리소는 아직까지 건보공단과의 약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건보공단은 올리타의 약값이 낮게 책정된 만큼 타그리소의 가격도 되도록 낮추려고 하고 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타그리소가 올리타에 비해 임상도 더 진행됐고 효과도 높은 만큼 올리타보다 높은 약가를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타그리소의 약가가 올리타에 비해 3~4배가 높게 책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효과라면 저렴한 국산약 선택 가능성 높아=다국적사 제품과 경쟁을 하게 될 국산 신약의 강점은 무엇보다 국산 제품이라는 프리미엄과 함께 낮은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같은 효능을 보이는 의약품이라면 의료진 입장에서도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에 더 눈길이 가게 될 것이고 제약사도 이런 부분을 마케팅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더구나 만성 B형간염 환자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하고 암 환자 역시 고가인 항암제 비용이 선택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산 신약들의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