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혁희 기자] 패널티킥 키커 논란에 이어 네이마르와 파리생제르망(이하 PSG)을 괴롭힌 이슈는 '특권'이었다. 수비 가담 임무를 면제 받고, 훈련 중에 동료들이 네이마르에게 강한 태클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특권이 네이마르에게만 부여되었다는 소문이 언론의 입을 타고 돌았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만큼은 네이마르가 5골 중 3골에 관여하며 축구팬들에게 그의 경기를 보는 '특권'을 선사했다.11월 1일 새벽 4시 45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조별라운드 4차전에서 PSG가 안더레흐트에게 5-0 승리를 거뒀다. 지난 3차전에서 PSG에게 홈에서 0-4 대패를 당한 안더레흐트는 원정길에 상당히 조심스럽게 임했다. 리그에서 파이브백에 가까운 스리백을 자주 운용하던 안더레흐트는 이번 경기에서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패배를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포석으로 보였으나, 오히려 세 명의 미드필더까지 수비에 완전히 가담하며 무승부를 노리는 경기를 펼쳤다.안더레흐트의 두 줄 수비에 PSG는 공격진의 개인기로 반응했다. 좌우 측면의 네이마르와 킬리안 음바페가 화려한 발재간으로 수비진을 공략했다. 특히 네이마르가 왼쪽과 중앙을 활발하게 오가며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다. 10월 23일 리그앙 마르세유전에서 당한 퇴장으로 지난 니스전을 쉰 만큼, 가볍고 저돌적인 몸놀림이었다. 하지만 전반전 30분까지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안더레흐트 수비진은 부족한 개인 기량을 동료들과의 협력 수비로 커버했다.계속해서 수비진의 틈을 두드리던 네이마르가 결국 파훼법을 찾아냈다. 직접 골문을 뚫기 힘들어지자, 드리블로 상대 선수들을 몰고 다니기 시작했다. 결국 전반 30분, 네이마르가 왼쪽 측면부터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며 공간을 만들었다. 그 빈틈을 마르코 베라티가 침투했고, 네이마르의 패스를 받은 음바페가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베라티가 침착하게 공을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했지만 전적으로 네이마르가 만들어낸 장면이었다.전반전이 끝나갈 무렵엔 결국 스스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안더레흐트의 중앙 수비수 우로스 스파히치가 동료와의 충돌로 실려나가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추가시간도 4분이 넘어가며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선수가 네이마르였다.다시 한 번 네이마르가 왼쪽 터치라인에서부터 드리블을 해오자 안더레흐트 선수들은 생각이 많아졌다. 전반전을 50분 가까이 소화한 탓에 발은 무거웠고, 판단은 느렸다. 20분 전 네이마르가 드리블 이후 기습적인 패스를 택했기에 이번에는 침투하는 선수들을 지키고 서있었다. 하지만 네이마르의 이번 선택은 슈팅이었다. 베라티의 선제골과 경쟁이라도 하듯 똑같이 골대 오른쪽 구석으로 힘껏 감아찼다. 환상적인 궤적을 그리며 골문을 뒤흔든 슈팅은 PSG에게 두 골차 여유를 안기며 전반전을 끝냈다.후반전도 시작하자마자 네이마르의 무대였다. 후반 7분 네이마르가 드리블을 시도하다 상대방의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냈다. 직접 시도한 프리킥이 깔끔한 궤적을 그리며 골문 구석으로 향했지만 아쉽게도 골대를 강타했다. 골대를 맞고 나온 공을 레뱅 쿠르자와가 밀어넣으며 팀의 세번째 골을 기록했다. 네이마르의 도움으로 기록된 골이었다.네이마르를 통해 세 골을 허용하자 전반전의 안더레흐트는 온데간데 없었다. 수비 집중력이 속절없이 무너지며 공간을 완전히 열어두었다. 네이마르의 개인기에 현혹된 안더레흐트 수비진은 역습의 엄두도 내지 못했다. 결국 마치 윙어처럼 올라와있던 PSG의 레프트백 쿠르자와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자멸했다. 경기 결과는 수비수임에도 세 골을 터트린 쿠르자와가 대미를 장식했지만, 안더레흐트의 굳센 수비를 무너뜨린 건 순전히 네이마르의 공이었다.세계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PSG로 이적한 이후, 네이마르는 자신을 둘러싼 계속된 잡음에 시달려왔다. 최근엔 파리에서 행복하지 않고, 바르셀로나를 떠난 것을 후회한다는 이야기까지 떠돌았다. 하지만 진정한 '월드 클래스'는 경기 외적인 부분과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를 확실히 구분할 줄 알았다. 이것이 네이마르가 차기 '축구황제'에 가장 근접한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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