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파인트컵 등 트랜스포메이션 롯데제과 윤제권 매니저 아이디어 10월 누적 판매량 1800만개 돌파 “바꿔서 생각해보는 역발상의 힘” 위대한 발명의 시작은 대개 사소했다. 에드윈랜드는 ‘왜 사진을 바로 볼 수 없냐’고 투정하는 딸의 한마디에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발명했고 부엌일에 서툰 아내가 걱정됐던 얼 딕슨은 밴드반창고를 개발했다. 작고 순수한 아이디어가 현실이 될때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다.

지난 여름, 빙과업계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 롯데제과의 장수 아이스바 ‘죠크박’(죠스바ㆍ스크류바ㆍ수박바) 3형제가 때아닌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지난 1983년생 죠스바, 1985년생 스크류바, 1986년생 수박바. 평균 나이는 34세. 빙과업계 중견미를 뽐내던 이들은 중고 신인처럼 나타나 대박을 쳤다.

히트 전략은 심플했다. 본질을 유지하되 형태를 바꾸는 것이었다. 아이스바에서 파인트컵(떠먹는 용기)으로, 파우치로, 다시 거꾸로 수박바로 변신을 거듭했다. 누가 이런 아이디어를 낸 걸까.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로 직접 찾아갔다.

윤제권 롯데제과 매니저(마케팅본부 아이스CM). ‘죠크박’의 돌풍 주역인 그는 역발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롯데제과는 1986년 출시된 수박바를 파우치(오른쪽 위부터), 거꾸로수박바, 파인트컵 등으로 변신시켜 화제를 모았다.
윤제권 롯데제과 매니저(마케팅본부 아이스CM). ‘죠크박’의 돌풍 주역인 그는 역발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롯데제과는 1986년 출시된 수박바를 파우치(오른쪽 위부터), 거꾸로수박바, 파인트컵 등으로 변신시켜 화제를 모았다.

“비결은 역발상이죠. 익숙한 것을 뒤집었을 뿐입니다.”

윤제권 매니저(마케팅본부 아이스 CM)의 말이다. 그는 죠크박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ㆍ변형품) 제품을 실현한 장본인이다. 1997년 1월 1일 롯데제과에 입사한 그는 여지껏 ‘아이스크림맨’으로 살고 있다. 2010~2013년에는 중국 롯데제과 주재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때 역시 빙과 담당이었다.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ㆍ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것)을 마구 해보다 나온 아이디어에요. 누구나 한번쯤은 먹어본 제품이지만 그만큼 신선함이 없잖아요. ‘이건 뭐지?’라고 눈길 한번 간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손이 갈 수 있도록요.”

죠크박 파우치 3종은 지난 5월 출시됐다. 50일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2003년 설레임 이후 14년간 출시된 국내 빙과 신제품 중 가장 빠른 판매 속도다. 롯데제과는 지난 여름 부족한 물량을 채우기 위해 죠크박 파우치 생산라인을 24시간 풀가동시켰다.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약 1800만개에 달한다.

홈플러스와 손잡고 내놓은 파인트컵은 ‘가성비 갑’으로 인기를 모았다. 내친김에 6월말에는 거꾸로 수박바를 내놨다.

“별도 마케팅, 홍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이거 실화냐’는 반응이었죠. 신기해서 찍고 호기심에 먹어보는 고객이 점점 늘었습니다. 자발적인 바이럴 마케팅이 일어난거죠. 그래서 더 의미가 있습니다.”

CU와 손잡고 선보인 거꾸로 수박바는 10월까지 800만개가 팔려나갔다. ‘초록색(딸기맛) 부분을 늘려달라’는 고객의 오랜 ‘염원’을 반영한 제품이기도 하다. 이후 세븐일레븐에서도 ‘수박바를 변신시켜 달라’고 요청해 ‘노란 수박바’를 내놓기도 했다.

“익숙함에 속아 본질을 잊거나, 미처 그 장점을 간과하기도 하잖아요. 관계가 됐든 아이디어가 됐든 ‘바꿔서 생각해보는 것’, 그 역발상의 힘이 중요합니다.”

죠크박의 선전은 매년 쪼그라드는 빙과업계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데도 그 의미가 크다.

“죠크박 중 가장 좋아하는 제품이요? 수박바에요. 이번 변신으로 원조 수박바 매출도 덩달아 40%가량 올랐거든요. 톡톡한 효자죠. 아, 물론 제 입맛도 수박바입니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