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서울대 평교수들이 총장 선출 과정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서울대 이사회와 오연천 현 서울대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서울대 인문ㆍ사회ㆍ자연대 평교수 150여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서울대 이사회는 이번 간선제 총장 선출 과정에서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가 3개월간 활동한 평가 결과와 교내 구성원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독단적인 결정을 내렸다”며 “사태의 책임을 지고 오연천 현 총장은 남은 임기에 관계없이 즉각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교내 구성원들과 외부 인사까지 포함한 총추위의 평가결과와 다른 결정을 내린 근거에 대해 이사회는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고 있다”며 “서울대 구성원들은 이사회의 이러한 상식 밖의 처사에 분노할 뿐만 아니라 혹시라도 외부 입김 등 스스로도 해명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총추위는 총추위원 30명의 평가 점수(60%)와 교직원 정책평가단 점수(40%)를 합산해 오세정 물리천문학부 교수를 1위, 성낙연 교수와 강태진 재료공학부 교수를 공동 2위로 총장 후보에 선정했다. 그러나 총추위의 선정 결과를 전달받은 이사회는 이사진 투표로만 결정하는 최종 단계에서 성 교수를 최종 후보자로 선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성명에 이어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실시된 총장 선출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결과 서울대 전임교수 1007명(재적인원 2136명) 중 753명(74.8%)은 ‘총장 후보 선출 과정에 대한 만족도’라는 질문에 ‘불만’이라고 답했다. ‘만족’이라고 답변은 52명(5.2%)에 불과했다. ‘교수협의회의 대응방향’에 대해선 892명(88.6%)이 ‘지배구조 관련 제도개선’, 676명(67.1%)이 ‘총장과 이사회의 사퇴요구’, 554명(55.0%)이 ‘총장의 사퇴요구’라고 답변했다.

인문대 한 교수는 “이번 사태로 총추위와 교내 구성원의 의사를 무시한 이사회에 대한 신뢰가 붕괴했다”며 “이는 실질적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사장을 겸하고 있는 현 총장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 교수협의회는 이사회가 오는 14일 회의에서 총장 선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와 관련된 규정을 개정키로 약속하지 않으면 비상총회를 열어 후속 대응책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960년 구성된 서울대 교수협이 비상총회를 연다면 1987년 이후 27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