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후 ‘자사주의 마법’ 펼듯 정몽규 회장 지배력 급상승 예고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산업개발의 지주사 체제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몽규 회장<사진>의 지배력을 높여 후계구도로 가려는 포석과 지주사 설립 요건 강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산업개발은 내달 이사회를 열고 기업분할을 의결할 예정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 추진설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지배구조 개편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면 한 달 안에 재공시하겠다”고 공시했다.

현재 정 회장의 현대산업개발 지분은 13.56%로,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오너가(家)는 18.56%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국민연금(9.98%), 템플턴자산운용(9.87%), 블랙록자산운용(5.03%) 등이 나눠 갖고 있다. 소액주주 보유 주식은 58.27%다.

업계에선 올해 현대산업개발의 자사주 매입도 지주사 전환을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작년 말 현대산업개발의 자사주 규모는 180만주(2.39%)였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200만주, 4월부터 7월까지 150만주를 추가로 매입해 자사주 비중을 7.03%까지 늘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기업을 분할해 관계사 간 주식을 교환하면 의결권이 생긴다. 최대 주주의 지배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 결국 인적분할로 자사주 의결권을 살리면 정 회장의 지배력이 높아지고, 향후 후계과정에서 발생하는 상속ㆍ증여와 관련된 기회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 후 지주사의 유상신주발행, 지분 스왑 과정을 통해 오너와 특수관계인의 지주회사 지배력 확대가 용이하다”며 “지주사 전환 이슈가 경영권 강화에 목적을 두고 있어 향후 성장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현대산업개발의 지주사 체제 전환가 까다로워지는 지주사 설립 요건의 영향이라는 일각의 시각도 있다. 지주사 전환 때 대주주의 현물출자에 대한 양도차익 과세를 미룰 수 있는 ‘조세특례제한법’이 내년 일몰을 맞아서다. 현재 정부는 지주사가 보유하는 자회사 지분율 기준을 20%에서 30%로 상향하는 등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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