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집이 아니라 피자집에 불이났다. 신제품 하나가 입소문을 타더니 금방 금방 팔려나갔다. 주춤했던 피자의 주가도 덩달아 반등했다. 주인공은 피자헛 ‘크런치 치즈 스테이크 피자’다. 지난 6월 출시후 3.5초에 한판 씩 팔렸단다. 이 정도면 32년 한국 피자헛 역사상 내세울만한 히트상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맛이 뭔지 아세요?”
피자헛 정태영 푸드이노베이션 팀장과 마주 앉자마자 질문이 날아왔다. 그는 크런치 치즈 스테이크 피자를 개발한 장본인이다. 기습질문에 ‘매운맛?’이라고 되받아쳤지만, 결과는 ‘아니오’였다.
“밸런스가 잘 맞는 제품이지요. 단짠(달고 짭짤), 겉바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 등 상반된 두 가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맛, 그런 식감을 선호합니다. 크런치 치즈 스테이크 피자는 이 모든 조건을 만족한다고 생각합니다.”
크런치 치즈 스테이크 피자는 일단 엣지(피자의 가장자리 도우)를 맛의 미학의 대상으로 삼았다. 빵가루가 솔솔 뿌려진 봉긋한 엣지를 베어물면 크런키한 식감이 바삭 소리를 낸다. 다음은 부드러운 무스(고구마ㆍ감자) 차례다. 바삭 뒤에 오는 무스는 달달하고 부드러운 맛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피자헛 특유의 기름진 팬피자도우, 두툼한 스테이크 고기까지 척척 올렸으니 감칠맛이 느껴진다.
“엣지에 엄청난 공을 들였어요. 빵가루를 올려 바삭한 식감을 극대화해야 했는데 오븐에 들어가면 고온에 새까맣게 타버리기 일쑤였죠. 엣지는 가볍고 드라이(건조)하게, 다른 부분은 노릇노릇하게 구워야 했으니 세심한 조리가 필요했지요. 5개월간 수 천판은 구웠을 겁니다.”
‘히트’ 피자를 탄생시킨 데엔 정 팀장의 내공과 더불어 피자헛의 탄탄한 시스템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피자헛은 업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소비자 검증 프로세스를 거치기로 유명하다. 시스템은 크게 ▷사전조사 C&P(Concept & Product) ▷사후조사 GES(Guest Experience Survey), BRS(Buying Reaction Study) ▷제품개선 3단계로 나뉜다. 초기 10여개의 제품 콘셉트를 두고 경합을 벌여 3~4개로 추린 다음, 100여명 패널에게 합격점을 얻어야 비로소 제품으로 나올 수 있다.
“고객의 입맛을 파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합니다. 신제품 출시도 까다롭지만 출시 후에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최적의 맛을 찾아가는 겁니다.”
그는 피자가 ‘토핑, 치즈 많으면 그만’이던 시절이 갔다고 말한다.
“앞으로 피자는 고급화된 식재료 위주로 재편될 것입니다. 과거에 비해 피자의 인기가 다소 식었다고 하지만 씨푸드, 스테이크 등 식재료 선택이 엄격해지면서 ‘요리’ 수준의 피자로 거듭났지요. 피자헛은 수준높은 외식문화에 맞춘 하이퀄리티 피자로 승부수를 띄울 것입니다.”
김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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