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정원 심리전단 간부, 공직선거법ㆍ국정원법 위반 혐의 모두 부인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이명박(MB) 정부 시절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관리하면서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댓글을 달게 한 혐의로 기소된 국정원 직원이 11일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이 직원은 “댓글 활동은 북한의 대남 공작으로 의심되는 사이버 활동에 반박한 것”이라며 위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심리전단 사이버팀 파트장 장모(53) 씨의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변호인은 “공소장에 기재된 활동에는 정치활동이나 선거개입과 상관 없는 내용도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사이버 외곽팀의 댓글 활동은 정치 개입과는 무관한 국정원의 고유 업무였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함께 기소된 국정원 심리전단 간부 황모(50ㆍ여) 씨 측도 법정에서 “상관에 지시에 따라 26년 간 주어진 업무를 수행한 공무원일 뿐”이라며 “외곽팀을 운영하고자 의도한게 아니다”고 했다.
이들은 원세훈(66) 전 국정원장이 ‘사이버 외곽팀’을 꾸린뒤 관리하라고 지시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장 씨와 황 씨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외곽팀이 활동하고 있다고 허위보고해 10억여 원의 국고를 부당지원받은 혐의도 부인했다. 황 씨 측 변호인은 “예산이 부여된 범위 안에서 집행했을 뿐 허위로 실적을 부풀려 유령팀을 만들고자 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외곽팀장 프로필을 작성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장 씨 측도 “작성한 프로필은 모두 사실에 부합했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한편 ‘사이버 외곽팀’에 소속돼 활동했던 피고인들은 “국정원의 지시가 아닌 자발적인 활동”이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청신(74) 전 양지회장은 “원 전 원장을 포함해 국정원 어떤 사람으로부터도 범행 요청을 받은 적 없고 외곽팀장들에게 선거개입과 정치관여를 지시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유모(77) 전 양지사이버동호회장 측은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양지 사이버동호회를 결성했고 이후에 국정원이 접근한 것”이라며 “일정 기간 이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인 것이지 국정원의 지시에 따른 관계는 아니었다”고 했다. 노모(63) 전 양지회 기획실장도 “양지회 차원에서 국정원과 연대해 활동한 건 아니다”며 양지회가 자발적으로 활동하면서 국정원이 돈을 지원해준 것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이상연(81) 전 양지회장도 지난달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2009년 2월 원 전 원장을 만났지만 그 자리에서 댓글 활동 요청을 받은 적 없다”며 국정원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검찰은 장 씨와 황 씨가 지난 2009년 4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사이버 외곽팀’을 꾸려 정부를 옹호하고 야당을 비방하는 게시글이나 댓글을 온라인에 유포하게 한 것으로 파악했다. 원 전 원장이 이들에게 ‘사이버 외곽팀’과 관련해 이들에게 지시했던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양지회 간부들은 이 ‘사이버 외곽팀’에 소속돼 댓글 공작에서 주력군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지난 2009년 2월 친분이 있던 이상연 당시 양지회장에게 “퇴직 직원을 활용하라”는 특별 지시를 했다고 봤다. 이후 ‘사이버동호회’가 구성됐고 동호회원 150여명이 정부를 지지하고 야당을 비판하는 심리전에 나선 것으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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