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을 8조원으로 늘려 IMA(종합투자계좌) 운영이 가능한 초대형IB(투자은행)로 직행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미래에셋대우가 단기어음 발행업무를 건너뛰고 IMA 업무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향후 IMA 업무와 관련해, 자산별 한도 제한 등 다양한 안전장치를 고려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유로에셋의 옵션상품 불완전판매로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주의’ 수준의 경미한 징계를 받아 한 고비를 넘겼지만, 또 다시 공정위로부터 내부거래 의혹에 관한 조사를 받게 되면서 단기금융업의 조기 인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18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미래에셋의 내부거래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법 요건과 함께 법원이 요구하고 있는 경제력 집중 심화로 인한 부당성 충족 여부 등을 함께 들여다 봐야 한다”며 “만만치 않은 작업이어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금융당국의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 재개 시점이 매우 불투명해졌다.
미래에셋금융그룹에 대한 공정위의 내부거래 의혹 조사는 금감원의 의뢰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단기금융업 인가 심사 과정에서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검사했는데, 이 와중에 일감 몰아주기 관련 공정거래법 위반사항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지주회사 격인 미래에셋컨설팅을 위해 계열사 일감을 밀어줬다는 의혹이다.
단기어음 발행이 보류되자,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5일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을 발표했다. 이로써 내년 초 이 회사의 자기자본은 현재 7조3300억원에서 8조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경우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이 인가 없이 초대형 IB지정 만으로 가능해진다.
IMA란 고객에게 원금을 보장하면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지급할 수 있는 통합계좌다. 발행어음 사업과 달리 금융당국의 별도 인가 없이 관련 업무에 착수할 수 있다.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만 발행이 가능한 발행어음과 달리 IMA는 발행 한도 제한도 없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미래에셋대우의 IMA 업무 지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금융위원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초대형IB 육성 정책을 만들 때 자기자본의 3조원부터 4조원, 8조원의 단계를 차례대로 밟아갈 수 있도록 설계를 한 것이 정책의 취지”라면서 “이를 건너 뛰고 IMA 업무를 시작할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치권에서 IMA 업무의 안정성을 고려하라는 요구가 있어 제도적으로 보완할 점을 찾고 있다”며 “자기자본을 충족한다고해서 바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치권에선 초대형 IB에만 원금보장 상품인 IMA 업무를 허용하면 자금이 한 곳에 쏠릴 우려가 있으므로 자산 규모별로 안정성을 고려해 IMA 업무에도 한도를 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나래 기자/tick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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