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보복에 피해 눈덩이 프랜차이즈 ‘갑질 온상’ 오명 백화점·대형마트 등 성장 정체
2017년 정유년(丁酉年)은 숨가쁜 격변의 해였다. 유통업계는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고, 갑질을 일삼은 프랜차이즈 오너들은 당국의 철퇴를 맞았다. ‘성장둔화 수렁’에 빠진 백화점, 대형마트는 ‘출점 제로’에 봉착했다. 후퇴하기에 바빠 미래를 위한 총알조차 장전하기 힘들었던 2017년, 유통업계 주요 이슈들을 뒤돌아본다.
▶유통업계에 비수 꽂은 中 사드보복=중국의 사드 보복이 국내 유통업계의 최대 리스크로 부상한 한해였다. 한중 수교 후 25년 동안 ‘기회의 땅’이던 중국은 이제 ‘최대 리스크 지역’이 돼버렸다.
유통업계의 시련은 지난해 9월 시작됐다. 정부가 사드 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군에 있는 롯데스카이힐 성주CC를 지정하면서다. 사드 배치에 불쾌감을 드러내던 중국은 지난 3월 한류 금지령(한한령)을 내리며 보복에 나섰다. 이후 중국이 한국 단체관광 금지, 국내 화장품, 식품 등에 반덤핑, 세이프가드, 위생검역(SPS) 등의 보복 조치를 잇따라 취하며 유통업계가 치명상을 입었다.
중국 시장에 의존도가 컸던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국내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 중국 매출 부진으로 3분기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40% 가량 급감했다. 현지 제과시장 2위 업체로 도약할 정도로 중국에서 승승장구하던 오리온도 사드 사태 여파로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64% 줄었다.
면세점 업계의 피해도 극심했다.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등 업체들은 매출이 매달 20~30%씩 곤두박질쳤다. 한화 갤러리아는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80~90% 줄어들면서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사업권을 조기 반납했다.
국방부에 사드 배치 장소를 제공한 롯데는 중국 정부의 ‘집중 표적이’ 됐다. 중국 당국은 ‘소방법 위반’을 이유로 올 초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 112개 중 74개 점포 영업을 중단시켰다.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롯데마트는 7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며 버티다 결국 6개월 만에 중국 롯데마트를 매각하기로 했다. 면세점, 백화점, 마트 등 롯데의 주요 계열사들이 지금까지 사드 보복으로 입은 피해액만 1조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갑질에 멍든 프랜차이즈=올해 프랜차이즈 본사나 오너가 물의를 일으키면서 가맹점들이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었다. 최호식 전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은 지난 6월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최 전 회장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 운동이 확산됐다. 성추행 사건이 처음 보도된 5일 이후,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 매출은 이전보다 20~40% 줄었다. 재벌 총수의 일탈로 애꿎은 가맹점주들만 피해를 본 것이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프랜차이즈 가맹점 피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4월 정우현 MPK그룹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을 겪은 미스터피자는 이후 수십개 매장 문을 닫았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정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사건 후 가맹점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30~60% 감소했다
미스터피자는 올해에도 굵직한 ‘갑질’로 신문에 이름을 올렸다. 미스터피자 본사가 ‘보복 영업’과 ‘치즈 통행세’ 등 가맹점에 횡포를 부린 사실이 드러났다. 미스터피자는 올해 1월 본사의 지나친 비용 전가를 더 이상 참지 못한 일부 가맹점주들이 프랜차이즈에서 탈퇴한 뒤 협동조합을 만들어 피자가게를 열자 인근에 직영점을 내 보복을 했다. 또 정 전 회장은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를 중간에 끼워넣어 가맹점에 치즈를 비싼 가격에 팔았다. 결국 정 전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앞서 2014년에는 죠스푸드가 가맹점에 인테리어 개보수 공사를 강압해 과징금을, 2015년에는 떡복이 프랜차이즈 아딸 대표가 인테리어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는 등 갑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2007년 172건에 불과했던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간 분쟁조정 접수 건수는 2008년 291건, 2010년 447건, 2012년 578건으로 매년 확대됐다. 지난해는 593건이 접수됐다.
▶꽉 막힌 백화점ㆍ대형마트 신규출점=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출점 제로’에 직면했다. 2012년 정점을 찍은 이후 백화점과 마트의 성장은 정체됐다. 유통규제가 강화되고 온라인ㆍ모바일 등 유통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유통산업을 주도하던 대형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시대가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3년간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유통 ‘빅3’의 출점은 ‘제로’가 예고된 상태다. 백화점 업계가 더이상 덩치를 키우지 못하면서 국내 백화점 업계의 총 매출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29조원대에 발이 묶여있다. 매출 신장률도 매년 꺾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1년 11.4%를 기록한 백화점 업계의 성장률은 2012년 5.4%, 2013년 2.6%로 감소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1.6%, -0.4%로 역신장했다.
대형마트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예년에 비해 다소 줄어든 수준의 출점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이마저 불투명하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대형마트의 출점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이마트는 내년 이마트타운 위례점과 연제점 등을 준비 중이지만 골목상권의 반발이 거센데다 인허가 절차가 남아있어 출점을 확신하기 어렵다. 현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대형마트 및 복합쇼핑몰 규제 등을 추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형마트의 출점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로명 기자/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