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비수도권 경제 격차 확대 실물자산 증가세ㆍ평균소득 성장세도 지역차 커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수도권과 지방(비수도권)의 경제 격차가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성장·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도권 가구의 저축액은 크게 늘어난 반면, 비수도권 가구의 통장 잔고는 뒷걸음질쳤다.

부동산을 중심으로 한 자산가치 상승 속도도 차이가 커 “부동산 활황기의 과실이 고스란히 수도권에만 돌아갔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22일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함께 발표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가구의 평균 저축액은 지난해 7575만원에서 올해 7856만원으로 약 300만원 늘었다. 반면, 비수도권 가구의 평균 저축액은 같은 기간 6829만원에서 6750만원으로 100만원가량 떨어졌다.

2%대의 경제성장률, 4%에 근접한 생활물가 상승률(올해 8월 기준) 속에서도 수도권 가구는 혹한 대비용 ‘곳간’을 더 채울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수도권 가구의 평균소득이 지난해 5206만원에서 올해 5421만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비수도권 가구의 평균소득은 같은 기간 4585만원에서 4629만원으로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미리 쌓아놨던 ‘비상식량’까지 소모한 것으로 보인다.

자산 성장세의 차이도 심각했다. 지난해 3억 1351만원이었던 수도권 가구의 평균 실물자산 가치는 올해 3억 3126만원으로 2000만원가량 늘었다.

비수도권 가구의평균 실물자산 가치 상승분(2억 3007만원→2억 3972만원, 약 900만원)의 2배에 달하는 수치다.

부동산 시장 과열이 마치 전국적인 문제인 것처럼 알려졌지만, 특정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에서는 ‘자산가치 상승’을 노릴 기회가 없었던 셈이다.

이에 따라 시장과 경제계 일각에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 격차를 줄일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중은 ‘서울 강남’ 등 수도권의 지표를 보고 국내 모든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고 생각하지만, 자료를 보면 생각만큼 오르지 않은 지역이 많다”며 “충청도와 경상도 지역에서는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곳도 많다. 정책을 쓸 때 경기 전체를 고려한 것과 특정 지역 및 계층을 중심으로 한 것을 나눠 상황별·목적별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