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경기지표가 꾸준히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퇴 가구의 노후불안은 더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연금 제도가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주거 및 교육비 부담 등으로 노후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통계청ㆍ금융감독원ㆍ한국은행의 ‘2017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주가 은퇴한 가구 가운데 생활비가 충분하거나 여유 있다고 응답한 가구는 8%에 불과한 반면 부족하거나 매우 부족하다고 응답한 가구는 62.3%에 달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할 때 여유 있다는 응답은 8.7%에서 0.7%포인트 줄어든 것인 반면, 부족하다는 응답은 60.4%에서 1.9%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번 조사는 3개 기관이 공동으로 전국 2만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가계금융 및 복지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면 충분히 여유 있다는 응답은 2016년 2.1%에서 2017년 2.7%로 0.6%포인트 늘었다. 반면 여유 있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6.6%에서 5.3%로 1.3%포인트 하락했고, 보통이다는 응답은 30.8%에서 29.7%로 1.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에 부족 또는 매우 부족하다는 가구는 모두 늘었다. 부족하다는 응답은 2016년 38.9%에서 올해 39.9%로 1.0%포인트 늘었고, 매우 부족하다는 21.5%에서 22.4%로 0.9%포인트 증가했다. 10가구 중 6가구의 은퇴후 생활비 부족을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생활비 마련 방법은 개인 저축액과 사적연금에 의존하는 가구의 비중이 크게 감소한 반면, 공적연금은 큰폭으로 늘었다.

생활비를 공적 수혜금에 의존한다는 가구는 30.4%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30.7%에서 올해 30.4%로 0.3%포인트 줄었다. 이어 가족의 수입이나 자녀ㆍ친지 등의 용돈으로 생활비를 충당한다는 응답이 27.9%를 차지했다. 지난해 28.0%와 비슷했다.

공적연금에 의존한다는 가구의 비율은 지난해 22.4%에서 올해 27.2%로 비교적 큰폭인 4.8%포인트 높아졌다. 국민연금 등에 가입해 연금수급 자격을 갖춘 베이비부머 세대가 본격 은퇴하면서 공적연금 수혜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개인 저축액이나 사적연금에 의존한다는 가구의 비율은 10.1%에서 4.2%로 비중이 크게 떨어졌다.

한편 은퇴하지 않은 가구가 생각하는 은퇴 예상연령은 66.8세였지만 실제 은퇴연령은 62.1세였다. 이들이 생각하는 은퇴 후 최소 생활비는 192만원으로 지난해(183만원)보다 9만원 늘었고, 적정 생활비는 276만원으로 전년(264만원)보다 12만원 늘었다.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의 노후 준비상황을 보면 아주 잘 되어 있다(1.5%) 또는 잘 되어 있다(7.8%)는 가구가 9.3%에 불과한 반면, 잘 되어 있지 않다(38.2%) 또는 전혀 되어있지 않다(17.8%)는 가구가 절반을 크게 웃도는 56.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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