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올해 우리경제는 세계경제 호조에 따른 수출 증가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및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 따른 가계의 소비 증가 등에 힘입어 2%대 후반~3%의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반도체 등 수출 대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일단락되고,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건설투자가 위축되면서 후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기관들의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을 보면 대체로 2%대 후반~3%를 제시하고 있다. 정부(기획재정부)는 지난해 3.2% 성장에 이어 올해 3% 전후의 성장세를 예상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3.0%를 제시했다. 산업연구원도 3.0%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한국은행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보다 약간 낮은 2.9%를 제시했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등 민간 연구기관들은 이보다 더 낮은 2.8%를 제시했다.
3% 성장률 달성 여부가 우리경제의 회복탄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수치로 관심을 끌고 있지만, 전망치의 편차는 그리 크지 않다. 특히 지난해 후반 이후 대부분의 경제 연구기관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것이 눈길을 끈다. 민간 연구소들은 지난해 중반에만 해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2%대 중반을 제시했지만, 연말에 가까워지면서 전망치를 일제히 2%대 후반으로 높였다.
이는 세계경제의 호조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IMF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서 세계경제 성장률이 2016년 3.2%에서 지난해엔 3.6%, 올해엔 3.7%로 확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연율 3%대의 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과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의 경기가 높은 활력 속에 경제심리도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계경제의 호전으로 올해도 한국의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또 사상 최대규모로 편성된 올해 430조원 가까운 예산 집행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소비도 회복되면서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관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탄력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DI는 내년 상반기 3.1% 성장에서 하반기엔 2.8%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상반기 3.0%, 하반기 2.6% 성장률을 제시했다. LG경제연구원도 상반기 2.9%, 하반기 2.7% 성장률을 예상했다. 거의 유일하게 한국은행은 상반기 2.9%에서 하반기 3.0%로 성장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기관들이 하반기에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본 것은 설비 및 건설투자 위축의 영향이 후반기로 갈수록 심화하고,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금리인상과 통화긴축,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등으로 세계경제 성장세가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동시에 가계부채의 구조조정에 따른 소비 위축 가능성과 고금리ㆍ원화강세ㆍ고유가 등 신3고(新3高) 지속 가능성이 우리경제의 빠른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 사정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어려운 점도 낙관을 어렵게 하고 있다.
결국 이런 불안 요인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2010~2011년 이후 7년만의 2년 연속 3%대 성장을 좌우할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