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남 동부지역 최초의 현대식 종합병원인 안력산병원의 부속병동이었던 안력산격리병동이 102년만에 지역주민을 위한 의료문화센터로 복원돼 재개관됐다.
4일 순천시에 따르면 복원된 안력산의료문화센터는 순천을 비롯한 호남, 대한민국의 의료역사 자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과 의료봉사실, 문화공간으로 꾸며졌다.
또한, 안력산의료문화센터 마당에는 선교사 가문인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인요한 박사(59)가 기증한 국내 최초의 한국형 구급차 2대가 전시돼 있다.
미션스쿨인 순천매산고 옆에 위치한 안력산병원은 미국 남장로회 의료선교사인 알렉산더의 후원으로 1916년 개원했으며, 당시 일제강점기 발음이 어려운 영어를 한자식으로 차용해 ‘안력산(安力山)’ 병원으로 명명됐다.
개원 당시 서울의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서양식병원으로 멀리 경상도 대구에서도 수술을 받으러 올 정도로 현대 의학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안력산병원은 1916년부터 1941년까지 운영됐는데 일제에 의한 강제추방령으로 미 선교사들이 떠나고 남은 건물은 매산학교 건물로 사용되다 1991년 화재로 소실돼 부속격리병동만 남았다. 격리병동은 1916년에서 1929년 사이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 건축물이다.
안력산병원 격리병동은 별도관리가 필요한 환자를 돌보기 위한 독립된 건물로서 최근까지 개인주택으로 개조돼 사용돼 왔다가 순천시에서 2015년 매입해 100년 전 원형을 최대한 살려 의료문화센터로 살려냈다.
방치된 채 폐가로 남아있던 부속병동을 재생하기 위해 전문가, 주민, 행정, 관계자가 수차례 회의를 갖고 내.외부 벽돌 한 장까지 세심하게 원형을 훼손하지 않고 복원하는데 1년여 시간이 걸렸다.
구수한 전라도사투리를 쓰는 순천출신 인요한 박사가 기증한 우리나라 최초의 구급차도 볼거리다.
길이 500cm, 높이 225cm, 너비 180cm의 구급차는 1984년 교통사고 후 택시로 광주의 대학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별세한 선교사 인휴(미국명 휴린튼) 사망사건을 계기로 그의 아들 인요한 박사가 순천기독재활원 김성섭, 박용선과 함께 1992년 국산차를 국내 여건에 맞게 구조 변경해 만든 최초의 한국형 구급차(봉고차)로서 순천소방서에 기증돼 많은 인명을 구조하는데 공헌했다.
개신교 영향을 많이 받은 인구 28만명의 순천시에는 안력산병원을 비롯해 가톨릭계열 성가롤로병원, 근로복지공단 순천병원, 전라남도 순천의료원(도립병원), 결핵환자를 치료했던 순천기독진료소 등 인구에 비해 국.공립병원이 매우 많은 고장이다.
시 관계자는 “백년 전 순천 땅에서 현대의료 역사를 열었던 안력산 병원이 이제는 도시재생의 상징공간으로 거듭났다”며 “순천시의사회(회장 서종옥)와 협업으로 주민들에게 정기적인 의료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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