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GDP상승ㆍ채권금리 하락에도 영향줄 것” -“불법화에도 가치는 상승…기존 통화시스템 대체에는 한계” [헤럴드경제=윤호 기자]국내 증권사 채권연구원들이 이틀 간격을 두고 가상화폐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한국 정부가 장기적으로 미국, 일본과 같이 가상화폐 거래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고 하나의 거래 자산으로서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DB금융투자는 국가가 통화정책에 대한 특권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상당수 국가가 가상화폐를 불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을 점치는 쪽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국내 소비증가로 이어지고, 국내총생산(GDP)과 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는 채권금리 하락과 한국은행 기준금리 정상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작년초 비트코인 시장에서 원화거래 비중은 0.3%에 불과했지만 연말에는 18%까지 확대됐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13배 이상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한국 투자자들이 얻게 된 부의 효과와 실물경제에 미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작년 2분기 비트코인 공급량은 1620만개였고 그 중 한국인이 매입한 비트코인은 약 186만개로 추정되는데,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까지 비트코인의 분기평균 시가총액은 16조원 증가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금융자산에 대한 가계의 한계소비성향은 약 0.04로 추정된다. 즉 자산가치가 1원 증가할 때 소비가 0.04원 증가하는 셈”이라면서 “자산가치가 16조원 증가 시 부의 효과(Wealth Effect, 주식 등 자산의 가치가 증대되는 경우 그 영향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는 0.64조원으로, 연간 실질GDP를 0.04%포인트 높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가상화폐가 각국 정부에 의해 불법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쪽에서도 가상화폐의 가치상승을 점친 것은 아이러니하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나 중앙은행, 국세청, 수사기관의 통제를 벗어난 금전거래 수요는 항상 있다”면서 불법화가 오히려 가상화폐의 가치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세계 모든 국가가 동시에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지 않는 이상 다른 나라 통화로 환전한 후 이를 다시 우리나라 통화로 환전하면 되는 데다, 설사 모든 나라가 금지하더라도 환전이 가능한 암시장까지 막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다만 가상화폐가 기존 통화시스템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이는 가상화폐의 풍부한 수요에도 공급이 제한돼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문 연구원은 “비트코인 공급은 2100만개로 정해져 있고 누구도 임의로 조정할 수 없다”면서 “금본위제는 불황 도래시 통화의 대량공급이 불가능한 맹점을 지니고 있었는데, 같은 맥락에서 가상화폐 역시 한 국가에서 지불결제 수단으로 쓰이기 힘든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