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26일 오전 발생한 화재로 사망자 37명, 부상 143명 등 총 180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일부 노인환자들이 침상에 결박된 상태여서 구조에 차질이 빚어지고 일부는 결박된 채 질식사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 밀양소방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에서 최소한 10여명의 환자가 침상에 결박된 상태로 있었고,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구조작업이 지연됐으며, 결박된 상태 그대로 질식해 사망한 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밀양소방서는 현재 현장 출동 대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결박 환자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세종병원이 사용한 결박 방식은 노인 환자들을 낙상이나 자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침상에 신체 일부를 묶는 신체보호대(억제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체보호대는 화재가 났을 때 생존에 치명적이라는 문제가 계속 지적돼 왔다.

세종병원은 뇌졸중, 치매 등 혈관계 질환 노인들이 자주 찾는 병원이다.

이에 앞서 2014년 21명의 사망자를 낸 전남 장성 효실천사랑나눔 화재 당시에도 노인 환자 2명이 침상에 끈으로 묶여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요양병원에서 입원 노인들의 신체를 결박하는 신체보호대 사용 근거를 의료법 등 법률에 마련할 것을 지난해 보건복지부 장관에 권고하기도 했다.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지난 26일 아침 7시 32분께 시작됐다. 경찰은 사망자 37명 전원이 불에 탄 흔적이 없는 만큼 전원 질식사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화재 진화는 빨랐다. 소방당국은 신고접수 3분 만인 오전 7시 35분에 현장에 도착했고, 9시29분 불길이 치솟는 1층을 치고 들어가 큰 불은 잡았다. 화재후 3시간이 채 안걸려 10시 26분 화재를 완전히 진화했다. 하지만 그 사이 유독가스를 마신 고령의 환자들이 병원으로 옮겨지거나, 도착 치료 중 사망하면서 사망자 규모가 37명으로 늘었다. 이번 사고 사망자 37명 중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각 1명을 제외한 환자 사망자는 34명이었고, 이 중 30명이 70대 이상 고령자였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