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벌써 122년… ‘캠페인’ 된 올림픽
1896년 쿠베르텡이 제1회 아테네올림픽을 개최한 지 122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후 지금까지 29번의 하계올림픽이 있었다.(1940년, 1944년엔 제2차 세계대전으로 예정됐던 올림픽이 잠시 중단됐었다.) 2020년엔 제32회 도쿄올림픽이 예정돼 있다. 2024년은 파리, 2028년은 로스엔젤레스에서 열릴 계획이다.
소위 ‘국력(경제력)’이 좀 된다하는 국가(정부)들에게 올림픽 유치는 꼭 따야하는 로또다. 지난 2011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확정 이후의 상황에서도 볼 수 있듯 올림픽은 ‘나라의 잔치’다. 외국의 귀한 손님들을 맞이하는 잔치를 위해 단장도 열심히 하고, 굿즈도 만들고 홍보에도 열을 올린다. 이렇게 올림픽은 공익캠페인이 된다. 이런 평창올림픽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100년 뒤에도 올림픽이 남아있을까?’
결론은 ‘없어지진 않겠지만 갈수록 열기가 시들해지긴 하겠다’는 것이었다.
[올림픽을 위협하는 것들 ①] 사람이 없다
우선 사람이 없다. 올림픽은 크게 경기를 준비하는 사람, 경기를 뛰는 사람, 경기를 보는 사람들로 흥행이 결정되는데 세계적으로 인구증가가 더뎌지면서 올림픽에 뛰어들 사람들도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984년에 열린 로스엔젤레스 올림픽부터 가장 최근에 개최된 2016 리우 올림픽 때까지의 기간을 설정해 해당기간동안 세계인구와 올림픽 참가 선수의 수를 비교해보았다.
<일반파일첨부_pic1> 올림픽 참가 선수 (1984 로스엔젤레스~2016 리우, 출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일반파일첨부_pic2> 세계 인구 변화(1985-2016) (출처: worldometers)
그 결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본격적으로 인구가 증가하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두 수치 모두 급증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2000년대 접어들면서 세계 인구와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모두 증가세가 주춤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파일첨부_pic3> 세계인구 예상증감률(출처: worldometers)
이러한 정체현상은 갈수록 더 심해질 전망이다. 각종 인구 데이터를 종합하는 worldometers에 따르면 향후 세계인구증가율은 2050년까지 0을 향해 내려간다. 지금까지 꾸준히 증가했던 세계인구가 더이상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가 더 늘지 않는다는 것은 새로이 태어나는 젊은 인구보다 노령 인구층이 더욱 두터워진다는 의미다. 올림픽 경기를 준비하는 사람, 경기를 뛰는 사람, 경기를 보는 사람들의 관점을 봤을 때 올림픽 관련 인구는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을 위협하는 것들 ②] 손기정과 안현수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축구를 좋아하지 않아 (경기를) 보지 않았다’고 친구들에게 말하던 나는 ‘네가 이완용이냐’ 소리를 들어야 했다. “너도 같은 한국인이면서 어떻게 한국 축구를 응원하지 않을 수 있냐”는 것이었다. 한국인이라면 응당 태극기를 들고 길거리로 나가야하는 분위기였다.
#조국에의해 #조국을위한 #조국의 내가 태어나기도 50년 전에 뛰었던 손기정 선수를 잘 알고 있는 건 그가 보인 조국에 대한 태도 때문이었다. 손기정 선수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고 시상대에 올랐다. 하지만 일제강점시 시절이었던 터라 그의 옷엔 일장기가 새겨져있었다. 그는 결국 일장기를 가렸다. 그리고 당시 동아일보 등 국내 일부 언론사들도 손기정 선수의 사진에서 일장기를 지워 보도했다. 조국의 참상을 알리고자 한 이들의 태도는 지금까지도 칭송받고 있다.
#국가보다개인 그로부터 70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안현수 선수는 스스로 태극기를 떼고 러시아 국기를 달았다. 손 선수와는 정반대의 태도를 두고 사람들은 여전히 지지의 박수를 보냈다. ‘조국’보단 ‘개인’의 성공을 응원했다.
올림픽은 국가 혹은 민족을 돋보이게 하는 분위기의 절정이다. 하지만 점점 국가와 민족에 대한 열의가 세대가 지날수록 옅어지면서 올림픽도 위협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인으로서 얼마나 자긍심을 갖고 있냐는 질문에 전후 세대와 2030 세대의 인식차는 확연히 다르다.
<일반파일첨부_pic4> 세대별 ‘한국인 자긍심’ 변화(단위: %, 출처: 김병조, 「한국인의 통일인식 2007~2015」)
누군가에게 대한민국은 ‘조국’이지만 누군가에겐 그저 ‘국적’일 뿐이다. 누군가에겐 태극기가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는 상징물이지만 누군가에게 대한민국 국기는 올림픽 때 오랜만에 보는 것이듯 올림픽을 바라보는 열의는 점점 옅어져 간다.
test1002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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