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정부의 이번 일자리 안정자금 보완대책은 문재인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의 상징적인 정책으로 출범 직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최저임금 인상을 연착륙시키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3조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극히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안정자금 지원의 문턱을 낮춤으로써 자금 집행을 촉진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보완책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사업주들이 일자리 안정자금을 적극적으로 신청할지는 미지수다. 이들은 그동안 고용보험 가입조건이 안정자금 신청의 걸림돌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번 대책에는 포함되지 않아 신청을 꺼리는 분위기가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때문에 이러한 사업주들의 의식전환 여부가 최저임금과 안정자금 안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16.4% 인상돼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된 지난해 7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계획을 발표해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의 안착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정부로서도 최저임금의 대폭적인 인상이 영세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고, 최저임금 인상분 지원 및 경영부담 완화정책을 만들었던 것이다.
일자리 안정자금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 16.4% 가운데 최근 5년 동안의 평균 인상률(7.4%)를 초과하는 9%에 해당하는 임금을 정부 예산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지원 대상은 저임금 근로자가 많고 고용보험 등의 사각지대에 놓인 종업원 30인 이하 사업장으로 한정했다. 안정자금을 지원받을 경우 실제 이들의 최저임금 부담은 종전의 인상률 수준에서 크게 늘지 않는다는 계산이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조건이자,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 양극화를 완화하고 소비를 촉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했다. 이를 통해 소득증대→소비촉진→경제활력의 선순환구조를 복원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최저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득을 올리면서 고용보험 등의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들이 300만명을 넘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압축성장에 매달리면서 누적돼온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지금처럼 중소ㆍ하청기업과 프랜차이즈 말단 노동자들의 저임금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세계 10위권대로 성장한 우리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며, 반드시 끌어안아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안정자금 신청 요건으로 고용보험 가입이 필요한 것도,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측면에서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고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사회안전망에서도 배제된 취약 근로자들에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명분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영세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사업주들은 당장의 부담 증가를 호소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소비 등 내수 위축으로 사업체를 꾸려가기 어려운 판에 서민의 정부를 표방한 정부까지 부담을 주고 있다고 한탄하고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과 일자리 안정자금 안착을 위해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각 부처 장관들이 현장을 돌며 신청을 독려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안정자금 지원대상 확대 등 보완책도 그러한 노력의 하나로 평가된다. 하지만 저임금 근로자들을 포용하기 위한 사회 저변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보완대책이 큰 성과를 내기 어렵고 최저임금 논란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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