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 가격 치솟았던 채소류 상당수 가격 하락세 -오징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30~35% 오른 가격 유지중 -지난해 오징어 어획량 28.5% 감소…당분간 진정 안될듯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한파가 주춤해져 농산물 출하량이 늘고 설 연휴 이후 소비심리가 둔화되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세를 되찾았다. 다만 지난해 9월부터 치솟기 시작한 오징어값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으로 예년 가격을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3일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생활물가 동향을 살펴본 결과, 설 연휴전 훌쩍 뛰었던 채소류 가격이 상당수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대에서 고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대에서 고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기준으로 풋고추는 서울지역 주요 재래시장과 대형 할인마트에서 1㎏당 1만6600원에 팔렸다. 지난주 1만9940원에 비해 16.8% 떨어진 가격이다. 애호박은 500g 개당 2490원으로 지난주보다 12.6% 떨어졌다. 당근(1㎏당 2900원)과 오이(150g 개당 1330원) 값도 각각 12.1%, 8.3% 내렸다. 특히 제주산이 전국 유통 물량의 절반 이상인 당근은 제주지역 폭설로 가격이 올랐다가 기온 회복과 함께 출하량이 다시 늘면서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

과일류 가격도 떨어졌다. 사과 값은 지난주 개당(300g 기준) 2450원보다 18.4% 싸진 2000원으로 나타났다. 배는 개당(600g 기준) 3640원이던 것이 8.5% 떨어져 3330원에 팔렸다. 딸기는 최근 기상 호조로 출하 물량이 늘면서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대구 -22.4%, 광주 -6% 등)에서 가격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오징어는 여전히 ‘금(金)징어’였다. 서울지역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소폭 하락(-0.3%)한 3980원으로 조사됐으나, 크기가 작은 해동품 위주로 거래된 영향이라고 물가협회는 분석했다.

지난 22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확인한 국산 해동 오징어 값은 마리당 3990원, 원양산은 이보다 저렴한 2590원이었다. 이날 수산물 코너에서 만난 김순형(56) 씨는 “오징어 값이 비싸져서 남편이랑 애들이 꼭 먹고 싶다고 할 때 아니면 잘 안사게 된다”고 했다.

지난해 상반기 3000~3300원 사이를 오가던 오징어값은 하반기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농산물가격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오징어 소매가는 작년 8월 마리당 3003원이던 것이 9월 3758원으로 훌쩍 올라 10월 4446원, 11월 4768원까지 치솟았다. 그해 12월부터 4557원으로 주춤하기 시작해 올해 1월 4325원, 2월 4415원에 판매되는 등 최고가를 찍었던 때보단 가격이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작년 동기보다는 여전히 30~35% 높은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오징어 값 상승세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어획량 감소에 따른 것이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17년 어업생산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매년 15만톤 이상이었던 살오징어(동해 연안에서 어획되는 대표적 오징어류) 생산량은 2016년 12만1691톤으로 떨어졌다. 지난해엔 이보다 28.5% 더 떨어진 8만7024톤으로까지 줄었다. 어획량 감소 원인은 연근해에서 최근 강하게 나타난 고수온 현상과 북한해역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 척수가 크게 늘고있는 점 등이 꼽힌다.

국립수산과학원 김중진 연구사는 “원양어선 생산량이 받쳐준다면 어느 정도 가격 안정화 여지는 있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어미 개체수가 줄면 산란량도 줄어들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어획량이 회복되긴 어려워 가격 안정 면에서 긍정적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