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골프GTI’
강력한 성능의 스포츠카가 이젠 ‘가진 자’만의 전유물은 아닌 시대가 됐다. BMW의 미니가 출발이고, 폴크스바겐의 골프GTI는 정점이다. 골프에는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골프GTI에는 ‘가난한 자의 포르셰’라는 별명이 붙는다. 물론 ‘양의 탈을 쓴 늑대’나 ‘주머니 속 로켓(포켓로켓)’, 또는 ‘아우토반의 혁명’ 등 좀 덜 계급적(?)인 별칭도 있다.
시승은 서울 노원구에서 경기도 파주 헤이리까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통일로, 자유로를 거쳐 왕복하는 약 123㎞ 구간에서 실시했다.
골프GTI의 전세계 판매량은 약 190만대로, 고성능 해치백 시장에서 유례 없는 성공을 거뒀다. 국내 시장에서도 지난 5월말 출시 이후 한 달여만에 79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다.
새 모델에도 1세대 모델부터 심볼 역할을 한 라디에이터 그릴의 붉은 라인은 여전히 선명했다. 공기역학이 강조된 리어 스포일러 덕분에 지붕 부분은 이전 모델에 비해 더욱 길어보였으며, 측면에서도 LED 주간주행등과 LED 리어 라이트의 윤곽이 그대로 드러나 전체적으로 날렵함을 강조했다. 실내는 역동성을 강조한 D컷 스티어링 휠(아래쪽이 평평하게 만들어진 운전대)은 물론 검은색 가죽 시트, 변속 레버 등 곳곳에 붉은색 박음질 자국(스티치)을 내 개성을 살렸다.
시동을 켜자 가솔린 특유의 조용하면서도 묵직한 엔진음이 기대를 높였다. 이어 고속도로에 오르자 기대는 만족으로 바뀌었다. 2.0 TSI 엔진(최고 출력 211마력, 최대 토크 35.7㎏.m, 최고 속도 시속 210㎞)은 가속페달을 밟으면 곧장 고개가 뒤로 젖혀질 정도의 강력한 힘을 내뿜었다. 6.8초에 불과한 제로백(정시상태에서 시속 100km이 도달하는 시간)은 스포츠 디젤 세단인 ‘포르셰 파나메라’(3.0ℓ V6 엔진)와 동일하다. 시속 100㎞가 넘는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가속 패달을 밟는대로 순식간에 추가 가속이 이뤄질 정도로 힘이 넘쳤다.
신형 골프GTI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핸들링이다. 이번 7세대 모델에 처음 적용된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이다. 핸들을 끝까지 돌리기 위해 2.75바퀴(500도)를 움직여야하는 일반 핸들에 비해 이 시스템은 2.1바퀴(380도)만으도로 핸들을 끝까지 돌릴 수 있다. 핸들을 많이 움직이지 않더라도 곡선 도로에서 더욱 민첩하게 차량을 반응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역동적인 주행에 맞춰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에서도 스포츠카의 맛을 살리려는 폴크스바겐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다만 고성능에 따른 기회비용 탓에 복합연비는 11.5㎞/ℓ로 나소 낮은 편이다. 가격도 4350만원으로 골프2.0 TDI보다 1000만원가량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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