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인상 등 고정비용↑…경영 악화 - 긴 노동ㆍ짧은 여가ㆍ적은수입…만족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자영업자 수난시대다. 임대료와 원재료값이 나날이 올라가는 마당에 역대 최고의 최저임금 상승이라는 악재가 더해지면서 폐업을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당장 경기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황과 규제도 심해져 경영 악화가 현실화 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서 돈까스집을 운영하는 주인 A씨는 6일 “대박은 커녕, 몇 년이나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사무실 인근 식당들은 점심ㆍ저녁타임 알바를 쓰는데 기존에도 동네의 상한선에 맞춰 8000원(시간당)을 줬는데 최저임금 상승 후 9000원을 주고 있다”며 “오후 3시부터 5시까지의 브레이크 타임은 휴식의 시간이라기보다 인건비가 무서워 문을 닫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다들 담보잡은 깡통집 하나 있고 명의만 자기것인데 세금ㆍ인건비는 갈수록 오른다”며 “청년창업만 지원할 게 아니라, 몇 십년 한 자리를 지킨 자영업자, 노후대비가 필요한 중년 이상의 자영업자를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성동구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4명이던 직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직접 서빙에 나섰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전에도 주휴수당 등을 포함해 8030원을 줬다”면서 “최저임금이 7530원이 되면서 당장 임금이 9000원대로 뛰었다”고 했다. 직업소개소 비용 등을 합치면 실제 부담은 1만원을 훌쩍 넘어 직접 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서울 중구에서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C씨는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인근에 3개뿐이던 치킨집 매장이 5년 새 7개로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치킨값 인상이 한차례 무산된 후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이 너무 커져 배달료 1000원을 받는데, 손님들의 반발이 만만치않다. 낮시간에는 5000원대인 생계에 비해 40% 이상 비싼 부분육(날개ㆍ봉)을 직접 손질한다. 이렇게 하면 한 달에 50만원을 아낀다. C씨의 근무시간은 오전 11시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총 15시간이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이 꼼짝없이 가게에 매여 있으면서도 팍팍한 삶을 사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물결로 떠오른 ‘워라밸’은 머나먼 얘기다. 국내 자영업자의 실체는 ‘하루 11시간 노동, 월평균 3일 휴식’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워라밸 시대 속 생활과 생존사이, 대한민국 소상인의 자화상’ 조사 결과다. 음식점업, 소매업의 경우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각각 11.4시간, 11.1시간으로 가장 열악했다. 여가생활을 하는 소상인도 한 주 평균 여가가 5.9시간으로 국민 평균(29.7시간)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장시간 노동과 짧은 여가, 적은 수입으로 소상인의 삶의 만족도는 불과 54.3점(100점 만점)에 머물렀다.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는 대출금 연체확률은 타 업종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소가 ‘한국은행 가계부채DB 등을 토대로 자영업 차주가 90일 이상 연체할 확률’을 계산한 결과, 지난해 6월 기준 음식점이나 여관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차주가 연체할 확률이 4.13%로, 부동산·임대업(0.73%)의 5.7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차주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2억원에 육박한다. 3년 전에 비하면 1700만원(9.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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