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최저임금위원회 내 제도 개선논의가 끝내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하면서 산입범위 개편의 주도권은 정부와 국회의 손으로 넘어갔다.
고용노동부는 국회와 노사 단체와 협의하고 국회가 최저임금법 등을 개정하는 형태로 산입범위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노동계의 강한 반발이 변수다. 설사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법안 심의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현 제도에서 결정될 것이 유력하다.
고용부는 또한 최저임금 개편 논의를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서 다룰 지 여부도 결정해야 한다. 노동계는 지난달 국회가 최저임금법 개정을 통해 산입범위 개편에 나서기 전까지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관련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이었다. 최저임금위나 국회 입법보다 노사정 합의를 통해 처리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 국회에서 최저임금법 개정 형태로 산입범위 개편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최소한 정기 상여금은 최저임금에 산입할 필요가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지난달 국회 환노위 바른미래당(당시 국민의당) 간사인 김삼화 의원은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현금성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었다. 김삼화 의원안은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지급해야 한다는 최저임금위원회 내 최저임금 제도개선 TF의 다수안과 같은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이 개정안에 대해 “충분히 논의해 볼만 하다”는 기류였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 주도로 개편작업이 진행될 경우 노동계와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동계는 7일 열린 소위원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반감시킨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한 것을 물론, 경영계가 강하게 요구해온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도 강력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계는 1년 내 지급된 모든 정기상여금 외에 식대·교통비 등 각종 고정수당도 모두 최저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노사 입장차가 팽팽한 상황에서 정부 주도로 산입범위 개편 작업이 진행될 경우 노동계의 반발은 불보듯 뻔하다.
한편 2019년 최저임금은 현행 제도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5~6월 사이에 결정되는데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어 자연스럽게 산입범위 개편 논의가 이후 과제로 밀려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19년과 2020년 최저임금 인상율을 2013~2016년 평균인 7.4%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시간당 최저임금은 각각 8087원과 8686원이다. 2017년 대비 각각 25.0%, 34.3% 높은 수준이다. 상여금 등이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되지 않으면 중소기업, 영세소상공인의 부담은 해를 넘어갈수록 커지는 구조다. 올해처럼 큰폭으로 올리기가 힘든 만큼, 산입범위 조정이 없다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의 실현이 힘들어질수 있다는 얘기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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