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측 “계약서상 사업부진 따른 대표 교체” vs 고소인 “고의로 회사 망가뜨리고 기술 빼가”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세계적인 희토류 전문가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운 벤처기업을 일진그룹이 탈취한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 중이다.
3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대리 나찬기 조사1부장)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비즈맥 김유철 전 대표를 소환해 고소인 조사를 마쳤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과 차남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를 피고소인으로 중앙지검에 기술탈취와 관련, 고소했다.
검찰은 관련 내용을 검토한 뒤 사기 및 배임 혐의로 허 회장과 허 대표 및 관계자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일진그룹은 재계 순위 50위권의 중견그룹이다.
김 전 대표가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김 전 대표는 론플랑, 몰리코프, AMR 등 글로벌 희토류 기업에서 30년 넘게 근무했다. 2010년 비즈맥을 창업, 수년간의 연구 끝에 세계 2번째로 희토류본드 파우더를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희토류본드 파우더는 전기자동차, 스마트폰, PC 등의 모터에 사용되는 첨단 자석재료다. 김 전 대표가 양산에 성공한 희토류본드 파우더는 기존의 중국산보다 10%정도 가격이 저렴해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외 완성차업체와 삼성전자, LG전자 등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던 2014년 10월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은 차남 허재명 대표와 함께 비즈맥 안성공장을 방문했다. 허 회장은 일진그룹이 투자를 할 테니 다른 곳에서 절대 투자를 받지 말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일진그룹의 제안으로 2014년 11월 김 전 대표는 일진그룹과 손잡고 합작사 ‘일진IRM’을 설립했다. 일진그룹이 51%, 김 전 대표가 49%의 지분을 갖고 경영권은 일진그룹이 행사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곧이어 양측은 유상증자 시기·제3자 투자방식·영업문제 등으로 충돌했다. 1년을 채 넘기지 못한 2015년 7월 김 전 대표는 일진IRM 공동대표에서 해임됐다.
같은 해 9월에는 이사회를 통해 일진IRM이 보유한 생산기계와 기술이 차남 허재명 씨가 대표로 있는 일진머티리얼즈로 넘어갔다. 비즈맥의 태국공장에 설정해둔 10억원 상당의 채무와 이와 관련된 질권을 이유로 삼았다. 김 전 대표는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내용증명을 통해 허 회장에게 경과를 물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
김 전 대표는 서울서부지검에 진정을 넣었고, 서부지검은 “질권 실행이 계약에 따라 적법하다는 피진정인(일진) 주장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 측 소송대리인은 “일진 쪽에서는 계약서를 만들어 놓고, 그 틀에 맞춰 회사를 뺏어가는 시나리오를 만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일진그룹 측은 이에 대해 “계약서에 따라 사업이 부진하고 경영상 마찰이 생겨 김 전 대표를 내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일진IRM의)적자가 누적돼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웠다. 서울서부지검에서 진정사건이 무혐의 결과가 나왔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검찰과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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