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사업관계사 주식 상당액 보유…모종의 역할 대가 뒷돈 챙겼을수도
[베이징=박영서 특파원]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의 유명 앵커 루이청강(芮成鋼·37)이 부패혐의로 검찰에 최근 체포되어 조사를 받고있다. 중국에서 방송국 사회자들은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못지않은 고소득 층인데다 사회적 위상도 높은 엘리트들이다. 그러나 부정ㆍ부패 척결의 매서운 칼날이 국영 CCTV에까지 미치면서 루이청강은 졸지에 추풍낙엽 신세로 전락한 방송계 인사가 되어버렸다.
CCTV의 경제채널 뉴스프로그램인 ‘경제정보연보’ 진행자인 그는 생방송 직전 갑자기 들이닥친 검찰 직원들에 의해 전격연행됐다. 루이청강은 CCTV와 사업상 관계에 있는 홍보회사 에델만의 자회사 ‘페가수스 홍보컨설팅’의 주식을 보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주인 그가 에델만과 CCTV 사이에서 어떤 일정한 역할을 하고 부정하게 뒷돈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루이청강은 가오카오(高考· 중국 대학입학시험)에서 허페이(合肥)시 문과 수석을 차지한 수재였다. 그는 중국 외교관의 요람이라고 불리는 외교학원에 입학해 국제경제와 무역을 전공했다. 2003년 CCTV에 입사한 그는 뛰어난 영어실력과 경제지식을 바탕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005년에는 1년동안 미국 예일대학에서 수학한 경력도 있다. 그는 CCTV의 각종 경제 프로그램 진행을 맡으면서 간판 앵커로 자리잡았다. 특히 세계 정상 30여명, 미국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 300여명 등과 인터뷰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6월엔 박근혜 대통령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루이청강은 지나친 자만심과 민족주의 성향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2007년 스타벅스가 중국 자금성 안에 체인점을 개점하려 하자 “중국의 정신을 갉아먹는 것이다”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결국 스타벅스를 자금성에서 철수하도록 만들었다. 또 2010년엔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의 질문을 받겠다”고 말했음에도 손을 들어 “아시아를 대표해 질문을 하겠다”라고 당돌하게 말해 조롱을 받기도 했다.
잘 나가던 그는 지난해 말 CCTV 부사장을 지냈던 리둥성(李東生) 당시 공안부 부부장이 잡혀가면서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리둥성은 곧 사법처리가 될 것으로 보이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핵심 측근이다. 리둥성은 CCTV에 근무할 당시 중앙 고위층들에게 여성앵커 등을 동원해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있다.
이후 리둥성 부부장의 직계 부하인 궈전시(郭振璽) CCTV 경제채널 담당 본부장이 잡혀갔다. 그러자 이번에는 궈전시 본부장과 각별했던 루이청강이 체포된 것이다. 화려한 경력으로 ‘국제화된 CCTV 경제채널의 상징’으로 회자됐던 루이청강, 이제 부패 방송인이라는 ‘굴욕’만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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