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논쟁은 비관론자가 이기지만, 돈은 긍정론자가 번다.’
증권가의 오랜 격언 중 하나다. 올해 펀드 시장은 장기 박스권에 비관한 투자자들의 환매 행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어려운 외부 환경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린 펀드가 있어 주목된다. 주인공은 KB자산운용의 대표적인 가치주 펀드인 ‘KB밸류포커스펀드’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올해들어 이달 21일까지 환매 금액 상위 펀드들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KB밸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클래스A’는 연초이후 4.48%의 수익률을 기록, 가장 좋은 성과를 나타냈다. 이 기간 동안 5000억원 가량 설정액이 줄었지만 코스피 변동률(0.40%)과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0.50%)을 크게 웃돌았다. ‘펀드 환매가 많을수록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시장의 통념을 무너뜨린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환매 몸살을 앓았던 다른 공룡 펀드들은 기존 통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증권자투자신탁(주식)A’의 경우 같은기간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데 이어 수익률도 -3.82%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KB밸류포커스펀드의 이런 고수익 비결로는 일관된 운용철학을 바탕으로 중소형 가치주 발굴과 대형주 매매에 지속적으로 주력한 점이 꼽힌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수탁고 증가를 바탕으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양하지 않았고 대형주도 적극적으로 편입해 종목 수를 120여개로 늘린 운용 방식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도 주목할 부분이다. KB자산운용은 올해 가치주 펀드를 전담하는 밸류운용실을 신설하는 등 리서치와 리스크 인력을 충원하며 수익률 유지ㆍ관리에 힘써왔다.
황윤아 제로인 연구원은 “펀드에서 20% 이상 자금이 유출되면 유동성 확보 때문에 수익구간의 종목뿐만 아니라, 손실 종목까지 매도하는 등 펀드 운용에 제약을 받게 된다”면서 “주요 펀드들이 대량 환매를 겪으면서 수익률 악순환을 겪었던 것과 비교해 KB밸류포커스펀드는 위험 관리를 통해 환매 행진에 안정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최고의 ‘스타 펀드매니저’ 중 한 사람인 최웅필 KB밸류운용실 상무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09년 KB자산운용에 합류한 최 상무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KB밸류포커스펀드의 성장을 처음부터 이끌어 온 주인공이다.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잃지 않는 투자’를 추구하는 그는 2010년과 2011년 KB밸류포커스펀드에서 각각 46.7%, 5.19%의 수익률로 2년 연속 국내 주식형 펀드 중 최우수 성과를 기록했다. 2011년 펀드 사이즈가 1조원으로 급격히 불어나며 시장의 우려를 받기도 했지만 2012년 12.2%의 수익률을 올리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올해도 펀드 환매 물결 속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며 ‘제 2의 도약’ 채비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웅필 상무는 “지속적인 펀드 환매에도 수익률이 시장대비 초과 성과를 꾸준히 기록하는 비결은 철저한 리서치”라며 “이익실현 매물이 어느 정도 일단락된 하반기부터는 자금유입과 함께 수익률도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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