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사고가 70% 차지…일탈ㆍ중단예외 18건 승인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올해 1월부터 시행된 출퇴근 재해 신청이 2200건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97% 정도가 산재로 인정받아 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근로복지공단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출퇴근 재해 접수현황을 보면 1698건이 접수돼 이 중 1135건, 불승인 100건, 반려 및 검토중 463건으로 집계됐다. 출퇴근 재해 승인율은 91.9%이지만 불승인 100건 가운데 제도 시행 전인 지난해 발생한 62건을 제외하면 실제 승인율은 96.8%로 올라간다. 통상적인 출퇴근 경로를 벗어난 일상생활용품 구입 10건, 병원진료 4건, 자녀위탁 3건 등 18건이 일탈ㆍ중단 예외 승인을 받아 보상을 받았다. 출퇴근 재해 신청은 지난 24일 현재 2200건을 넘어섰다.

유형별로 출근 중 사고가 67.6%, 퇴근 중 사고 32.0%, 사업장 간 이동 사고가 0.4%를 차지했다. 교통수단별로는 도보가 63.7%로 가장 많았고, 승용차 19.5%, 자전거 6.4%, 기타 10% 등이었다. 자동차 사고가 높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도보 등 기타사고가 870건(70.4%)으로 대부분을 차자했고 자동차사고는 365건(29.6%)에 그쳤다. 자동차사고율이 낮은 것은 상대방이나 자동차보험사와의 조정ㆍ협의 후 진행하다보니 신청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으로 공단은 풀이했다. 성별로는 여성 61.6%, 남성 38.4%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통상 재해에서는 남성 75.7%, 여성 24.3%인 것에 비해 이례적이다. 이는 여성의 경우 주로 도보나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고, 사고가 났을 때 산재보험 외의 다른 보상 수단이 없기 때문으로 공단은 추정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다 발생한 사고도 산재로 인정된다. 생활용품 구입이나 병원진료, 자녀 통학, 부모간병 등의 경우 예외적으로 통상적인 경로를 이탈한 경우라도 폭넓게 출퇴근 재해로 보상해준다.

출퇴근 중 교통사고를 당하면 산재보험과 자동차보험 중 하나를 선택해 처리할 수 있다.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하던 중이라도 산재보험 청구가 가능하다. 산재로 처리하면 병원비,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을 받을 수 있고, 자동차보험에는 없는 장해·유족연금, 합병증 관리, 재활서비스 등의 지원도 받는다. 휴업급여는 일을 못한 기간 1일당 평균임금의 70%가 지급되나, 1일당 휴업급여가 최저임금(6만240원=7530원×8시간)보다 적으면 최소 1일당 최저임금 6만240원을 지급한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합의 후에 추가적인 치료가 어렵지만, 산재보험은 증상이 악화하면 언제든 다시 치료받을 수 있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산재로 처리하더라도 위자료나 대물 보상은 자동차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다.

심경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사진=헤럴드경제DB]
심경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 [사진=헤럴드경제DB]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5일 울산 시내버스 사고로 사망한 이 모(40) 씨를 ‘출퇴근 재해’로 인정하고, 유족(배우자)에게 산업재해 유족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 씨의 유족은 이번 결정에 따라 연간 연금액(평균 임금의 57%×365일)을 12개월로 나눠 다음달부터 매월 130만원 가량의 연금을 받게 된다. 울산에 있는 백화점에서 일하던 이 씨는 사고 당시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하던 중이었다. 당시 울산 북구 아산로에서 2차선을 타던 K5 승용차 운전자가 갑작스럽게 차선을 바꾸면서 3차선에서 운행 중이던 시내버스가 도로변 공장 담벼락을 들이받고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이 씨를 포함한 버스 승객 2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

공단은 사고 직후 사상자들이 치료받던 의료기관을 방문해 이 씨 등 사망자 2명을 포함해 총 19명이 출근 중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단은 다른 사상자들의 경우 현재 산재를 신청하지 않았지만, 향후 산재를 신청하면 신속히 산재로 인정한다는 방침이다.

심경우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이번 울산 시내버스 사고와 같이 대중교통, 자가용, 도보 등 교통수단과 관계없이 노동자들이 출근 혹은 퇴근 중에 사고를 당하게 되더라도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