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그룹 회장 파리바게뜨 오픈 26년만에 프랑스에 매장 열어…글로벌 브랜드 탄력

‘한국의 제빵왕’ 허영인<65> SPC그룹 회장의 뚝심이 마침내 콧대높은 빵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 통했다. 파리바게뜨가 문을 연 지 26년만에 브랜드 지향점이자 바게트의 나라인 프랑스에 매장을 연 것이다.

허 회장은 1945년 을지로에 ‘상미당’을 창업한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의 둘째아들로 어린시절부터 빵과 함께 자란 인물이다. 삼립식품이 장남에게 돌아가고 허 회장은 규모가 훨씬 작은 샤니를 1972년 물려받아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 역경을 딛고 작은 빵집을 성공적으로 키워내는 줄거리의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방영 당시 허 회장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기도 한 이유다.

이번 프랑스 진출은 미국 제빵학교(American Institute of Baking) 정규과정을 이수하며 선진국에서 빵을 배워온 허 회장의 입장에서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지금까지 파리바게뜨가 프랑스 베이커리 문화를 국내에 소개해온 브랜드였다면, 미래의 파리바게뜨는 프랑스로부터 출발해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프랑스 진출의 의미를 밝혔다.

SPC그룹은 현지화 전략을 ‘맛있게’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중국에서는 마늘빵과 참치, 소시지 등 고기류가 들어 있는 조리빵이 잘 나가고 디저트문화가 발달한 싱가포르에서는 밀크 푸딩이 인기로, 나라별 베스트 상품이 다르다.

이번에 문을 연 파리 샤틀레점은 카페형 점포로 까다로운 프랑스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제빵 장인들이 제품을 직접 만드는 ‘프리미엄 아르티장 불랑제리(Premium Artisan Boulangerie)’ 콘셉트를 선보였다.

프랑스인들의 소비패턴에 맞는 프랑스빵과 패스츄리, 샌드위치 등을 중심으로 판매하면서 생크림 케이크와 조리빵 등 파리바게뜨만의 독창적인 제품들도 함께 선보인다. 한국과 동남아 등에서 인기인 단팥빵은 찾아볼 수 없다. 또 브랜드 아이텐티티(BI)도 프랑스 문화에 맞춰 유서 깊은 옛 건물들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토프(Taupe, 회갈색)’ 계열의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느낌을 살렸다.

파리 샤틀레점은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로 유럽을 비롯해 범프랑스 문화권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예정. SPC그룹은 2020년까지 60개국 3000개 매장에서 해외매출 2조원 달성이 목표다.

오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