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시장 상황 봐서, 도입 여부 결정”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도 차후 검토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국토교통부가 28일 ‘제2차 장기 주거종합계획(2013~2022)’을 통해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와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의 시행 계획을 드러내 논란이 커질 조짐이다.

일각에선 보유세 개편안에 이어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 전월세상한제 등을 통해 다주택자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볼 멘 소리가 나온다.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시행 후 처벌조항이 어떨지 따지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국토부는 하지만 이런 관측은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일단 정부가 이번에 장기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2020년 이후 임대주택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이와 연계해 계약갱신청구권 및 전월세상한제를 도입 한다”는 문구를 넣긴 했다. 하지만 앞부분에 전제가 붙어 있다. “자발적 임대주택 등록 성과와 시장상황을 보아”란 것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이와 관련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나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를 2020년 이후 시행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때 시장 상황을 보고 도입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직 결정된 게 없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이번 발표가 정부의 실제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많다.

국토부는 이번에 임대기간(4년 또는 8년) 및 임대료 인상률 제한을 받는 민간 등록임대주택 규모를 2022년까지 200만호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공급하는 공적 임대주택 200만호를 포함해 2022년까지 등록 임대주택을 총 400만호 확보할 수 있다.

정부가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상황에 따라 민간 임대주택 등록을 의무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우선은 자발적 임대 사업자 등록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세법개정을 통해 내년부터 등록 임대사업자에게 지방세, 임대소득세, 양도세, 종부세 등에서 인센티브를 대폭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김흥진 정책관은“내년부터 임대소득 과세와 건보료 부과를 시행하면서 등록 사업자에 대해 혜택을 강화하면 등록 임대 사업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국내 임대 등록 사업자는 32만5000명, 등록 주택은 114만가구다. 작년 동기 대비 사업자수는 63%, 등록주택 수는 44% 각각 늘었다. 작년 12월 정부가 임대 사업등록자에게 각종 세금 혜택을 주는 ‘다주택자 임대등록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영향이다.

정부가 2020년 이후 실제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를 추진할지 여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다만 정부가 모든 임대주택의 보증금과 월세를 통제하는 게 옳은 방향이냐는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민간 등록 임대주택을 대폭 늘리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은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이지만, 모든 다주택자를 상대로 임대주택 등록을 의무화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면서 “정부가 정말로 이를 추진한다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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