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위 과열경쟁 소송전으로 번져…분리형커버 특허訴 쿠쿠측 승기 잡은 듯

5년 넘게 끌어온 ‘밥솥전쟁’이 곧 끝나려나.

국내 전기밥솥 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쿠쿠전자와 쿠첸간 소송전의 승부가 가려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쿠첸이 쿠쿠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을 인용, 쿠첸에 거액의 배상금을 부담하게 했다.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쿠첸에게는 또 하나의 짐이 더해졌다.

쿠쿠는 앞서 가처분 청구 기각으로 구겼던 체면을 살렸다. 하지만 쿠첸 측은 대체기술을 개발해 특허권분쟁과 관계 없이 밥솥 판매는 이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쿠쿠와 쿠첸은 대를 이은 밥솥 라이벌. 2000년대에 들어서며 양사의 창업주인 구자신(쿠쿠전자)·이동건(쿠첸) 회장의 뒤를 이어 구본학·이대희 사장이 경영을 이어갔다.

일본 ‘코끼리밥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국내 대기업들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밥솥시장은 1위 쿠쿠, 2위 리홈, 3위 웅진쿠첸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다 2009년 리홈이 웅진그룹으로부터 쿠첸을 인수하며 양강구도로 변했다. 쿠쿠의 시장점유율이 65%로 앞서지만 리홈쿠첸이 35% 수준까지 따라 붙었다.

추격을 뿌리치기 위한 경쟁은 소송전으로 번졌다. 포문은 2013년 6월 쿠쿠가 쿠첸을 상대로 ‘특허권 침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면서 열었다.

쿠쿠는 “리홈쿠첸이 분리형 커버 기술과 증기배출장치 관련 기술 2건의 특허를 침해했다. 이 기술이 사용된 15개 제품 및 관련 다른 제품 등을 생산·판매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쿠첸 측은 즉각 반박했다. 쿠첸은 “분리형 커버는 이미 일본에서 1970년대 이전부터 채택했던 방식으로 리홈쿠첸도 1980년대부터 채택해 왔다”고 밝혔다. 쿠첸의 증기배출장치 역시 1990년대부터 공개된 기술이며 쿠쿠전자와 작동원리 및 구조도 다른다는 것이다.

초반전의 승리는 쿠첸에게 돌아갔다. 서울중앙지법은 쿠쿠측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고, 특허심판원 역시 리홈쿠첸의 손을 들어줬다.

전열을 가다듬은 쿠쿠는 “가처분 신청이 기각은 됐지만 판결문을 보면 쿠첸이 우리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사실이 인정됐다”며 본안소송으로 이어갔다.

쿠첸 역시 “특허심판원이 이전에 공개된 특허기술과 기술분야가 같거나 보통 기술자가 쉽게 선택해 설계할 수 있어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판단했다”며 승리를 이어갈 것을 자신했다.

그러나 여러 건의 줄소송이 이어진 중반전에서는 대법원까지 가는 싸움 끝에 쿠쿠 대세로 굳어갔다. 대법원은 2016년 10월 쿠쿠가 제기한 분리형 커버 특허 권리범위확인 상고심에서 쿠쿠의 독점특허로 판단한 2심을 옳다고 판단했다.

이어 쿠쿠는 지난달 21일 손해배상 소송 승소로 승리를 마무리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법은 쿠첸이 특허를 침해한 기술을 적용한 밥솥의 생산이나 전시 등 상업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또 쿠첸이 창고에 보관 중인 관련 제품이나 제품 생산에 필요한 설비도 모두 폐기하고, 특허권 침해에 따른 피해액 35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쿠쿠 측은 “법원의 이번 판결은 오랜 시간 연구개발한 기술에 대한 특허를 객관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첸 측은 덤덤하다. 판결서를 받아본 뒤 항소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쿠첸 측 관계자는 “기계식 구동원리를 두고 특허 소송이 이어졌으나, 이미 쿠첸은 전자식으로 분리형 커버를 감지하는 기술을 개발해 제품에 적용 및 판매 중이기 때문에 향후 영업활동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김진원 기자/jin1@heraldcorp.com

▶소송일지

-2013년 6월, 특허권 침해 가처분 신청(쿠첸 승소)

-2015년 1·3월, 특허권리범위 확인 및 특허무효 소송(쿠쿠 승소)

-2018년 6월, 특허 본안 소송 및 손해배상 소송(쿠쿠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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