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1. 지난 1월 원치 않은 임신을 한 채 상습 가출을 하던 A(17) 양은 한 달간의 경찰 추적 끝에 부산에서 발견됐다. A 양은 곧장 부모에게 인계됐지만 다시 가출했다. 급기야 A 양의 아버지는 딸을 만나기를 거부했다. A 양은 3살 때부터 홀아버지 아래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자라 타인의 강압적인 태도를 거부하지 못하고 의사소통조차 버거워했다. 경찰은 A 양을 위기청소년으로 선정하고 경찰서 솔루션 팀을 통해 생활지원 및 상담지원을 제공했다. A 양의 아버지를 설득해 A 양이 산부인과에서 필요한 의료조치를 받도록 돕기도 했다.

#2. 울산에서 부모 이혼으로 혼자 생계를 유지하다 학교를 자퇴한 B 군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의 아웃리치 활동을 통해 발굴됐다. B 군은 학업에 관심이 없었으나 경찰의 지속적인 설득 끝에 검정고시를 시작했다. 경찰은 울산남부경찰서에서 운영 중인 청소년경찰학교를 공부방으로 활용해 B 군에게 제공했고, 관내 대학생들의 재능기부를 받아 검정고시 학습을 지원했다. B 군은 노력 끝에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수능시험에 도전하겠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경찰청이 지난달 한 달간 학교ㆍ가정 밖 청소년 일제 발굴기간을 운영한 결과 2618명의 학교ㆍ가정 밖 청소년을 발굴했다고 1일 밝혔다.

국내 학교 밖 청소년은 지난 2016년 기준 35만8000여 명, 가정 밖 청소년은 23만4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학교 밖 청소년은 학령인구의 5.8%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기준 전체 소년범 중 40.9%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ㆍ학교로부터 이탈한 청소년들은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범죄나 비행에 쉽게 노출되는 경향이 있고, 임금체불 등 사회적 불이익을 받더라도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경찰은 위기청소년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학교와 쉼터 등과 협력하여 아웃리치(찾아가는 상담) 활동 등을 전개했다. SPO-수사부서간 협업으로 조사 중인 소년범 중 위기청소년 여부도 확인했다.

현재 전국엔 SPO 1077명이 배치돼 학교폭력 예방활동, 청소년 범죄 대응, 위기청소년 선도 및 보호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은 위기 청소년 발굴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들을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문기관 연계 등 다양한 선도 및 지원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위기 청소년 대부분 학교 부적응이나 불우한 가정환경 등으로 인해 비행의 길로 접어드는 점을 감안해, SPO가 심층면담을 실시한다.

경찰은 다가오는 여름 방학 기간에도 ‘청소년 선도ㆍ보호 기간’을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