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돈’ 버는 ‘황금알’ 사업 차입형토지신탁 ‘신경전’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금융위원회가 부동산신탁 신규 인가 방침을 밝혔지만, 사실상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은 느긋하다. 이른바 핵심인 차입형토지신탁 허가는 내주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4일 금융위원회와 부동산신탁 업계에 따르면 8월 말 금융위원회의 경쟁도평가위원회의 평가가 마무리되는 대로 인가 절차에 들어가 이르면 3분기 안에 부동산신탁사 1~2곳이 신규 진입할 예정이다. 부동산신탁사는 지난 2009년 2곳이 추가된 뒤 현재까지 11개사가 영업을 하고 있다. 수탁고는 124조원에서 178조원으로, 당기순이익은 907억원에서 5061억원으로 급증했다. 인허가라는 보호막과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 덕을 톡톡히 봤다.

관건은 ‘황금알’ 시장인 차입형 토지신탁까지 당국이 문을 열어 줄지 여부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땅주인으로부터 토지를 수탁 받아 공사비 등을 자체 조달해 부동산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금융기관 의존도가 낮아 수익성은 높지만 그만큼 위험이 크다. 자금조달 및 사업 수행능력이 충분히 뒷받침돼야만 영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부동산신탁 인가를 내주더라도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는 제한하는 조건을 단다. 지난 2009년 신규 인가를 받은 무궁화신탁도 2014년에야 금융위로부터 차입형 토지신탁 허가를 받았다.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 등 현재 차입형 토지신탁 강자들도 2010년 민영화 이후 각각 1년과 4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전례를 감안할 때 부동산신탁사 인가를 내주더라도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 인가까지 자동적으로 함께 내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1990년대 차입형 토지신탁 중심이던 대한부동산신탁과 한국부동산신탁이 외환위기 사태와 함께 부실화돼 결국 파산했던 사례도 변수다. 이는 설사 차입형 토지신탁이 가능하더라도 최근 부동산 경기가 조정을 받고 있어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과 궤를 같이 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차입형 토지신탁은 자본력만으로 밀어붙이기엔 한계가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고 있어 신규 업체는 그만큼 더 많은 위험을 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부동산신탁 시장 진출을 노리는 입장에서는 차입형 토지신탁을 원하고 있다. 잠재후보인 시중은행과 대형건설사들은 자금력이나 위험관리 능력이 기존 부동산신탁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부동산 정책인 소규모 도시재생을 위해 당국이 차입형 토지신탁 길을 열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대단지나 재개발 지역은 건설사나 조합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끌어갈 수 있지만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관심이 적은 낙후 지역은 부동산신탁사가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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