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재정개혁특위가 부동산에 대한 투기적 수요를 차단하고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의 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동시에 올리는 방안을 정부에 권고한 가운데 2~3년 후에는 고가 다주택 보유자들의 세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세금 부과의 기준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앞으로 4년 동안 매년 5%포인트씩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당초 재정개혁특위가 검토했던 1주택 실소유자에 대한 우대 방안은 포함하지 않아 평생 모은 돈으로 고가의 주택을 한채 보유하고 있는 선의의 중산층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향후 국회에서의 법제화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종부세 세율을 주택분의 경우 현행 0.5~2.0%에서 0.5~2.5%로 올리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80%에서 매년 5%포인트씩 올려 4년 후에 100%로 맞추는 방안을 확정해 3일 정부에 권고했다. 재정개혁특위는 또 주택분의 경우 과세표준이 클수록 세율 인상폭을 0%포인트에서 최대 0.5%포인트까지 확대해 누진도를 강화했다.
재정개혁특위는 영향을 받는 과세 대상인원이 34만6000명이며, 세수 증대효과는 1조1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내년 85%에서 2020년 90%, 2021년 95%, 2022년 100%로 올라가면 세부담은 더욱 늘어난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시가격의 비율로, 이것이 올라가면 모든 종부세 대상자들의 세부담이 증가한다.
당초 특위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5%포인트 올릴 경우 약 2000억원의 세수가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부동산 가격변동이 없더라도 이 비율의 인상만으로 세수가 매년 2000억원씩 늘어나 2022년에는 그 효과가 올해 대비 총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이다.
특위가 권고한 종부세 주택분 최고 세율(2.5%)은 참여정부가 도입했을 때(3.0%)와 이명박 정부가 내린 세율(2.0%)의 중간이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단계적으로 올라가도록 설계돼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그 파장이 증폭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위는 또 실수요 목적이 아닌 투기목적의 다주택자에 대한 세부담 강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정부에 권고해 기획재정부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2016년 기준 27만4000명의 종부세 과세대상자 가운데 정부의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이는 3채 이상의 다주택자는 40.1%, 11만명에 달한다. 특히 종부세 과세대상 중 5채 이상의 다주택 보유자도 21.0%, 인원으로는 5만70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특위는 당초 검토했던 1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우대 확대 방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정책토론회에서도 실거주 목적 1주택자의 세부담이 크게 늘어날 경우 반발이 클 것이라며, 이들을 세율 인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정부는 특위 권고안을 반영한 내년도 세제개편안과 중장기 조세정책 방향을 이달말까지 확정해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연내 입법 절차를 마치고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부작용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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