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가입자 589만세대 21%↓…고소득 직장인·피부양자 인상 저소득층 월 1만3100원 ‘최저보험료’ 도입…“소득파악률 제고를”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남ㆍ59)는 건물 임대소득과 예금이자 소득으로 매년 4375만원의 추가소득을 거두지만 건강보험료는 월급에만 부과돼 8만4000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달부터 보험료가 13만5000원으로 올라간다. 고액의 임대·이자소득에 대해서도 보험료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대구에 사는 B씨(여ㆍ53)는 연간 금융소득이 3333만원에 달하고 자동차 2대, 토지·주택 등 재산이 과표기준으로 9억원(시가 18억원)이나 되는데도 보험료를 한푼도 내지 않았다. 직장가입자인 자녀의 피부양자로서 무임승차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산요건 초과로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월 27만5000원의 보험료를 내게됐다.
반면 경기도에서 어머니(66)와 함께 거주하는 C씨(여ㆍ43)는 건보료가 6만원에서 1만3000원으로 대폭 줄었다. 임대주택(전세금 3099만원)에 거주하며 과표 144만원의 토지, 소형차 1대를 갖고 있는 그는 소득이 없음에도 성별, 나이 등으로 추정된 평가소득에 따른 소득보험료 3만9000원, 전세보증금 및 소액의 토지, 자동차에 대해 2만1000원 등 6만원을 내왔다. 하지만 이번달부터는 평가소득 보험료 폐지, 재산 공제제도 도입, 소형차 보험료 면제에 따라 최저보험료가 일괄 적용돼 1만3100원된다.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으로 가입자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이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득중심으로 건강보험료가 부과돼 가입자간 형평성이 높아지고 저소득층의 보험료 과부담 문제가 개선됨에 따라 더이상 ‘송파 3모녀’와 같은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기본적인 토대가 만들어진 셈이다.
4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부과체계 개편으로 이달부터 소득과 재산이 적은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589만세대의 건강보험료가 월평균 21%(2만2000원) 내려가는 반면 소득 상위 1% 직장인 등 84만세대는 보험료가 오르거나 내지 않던 보험료를 내야한다.
그동안 가입자의 성별, 나이 등으로 생활수준을 추정해 부과하던 ‘평가소득’ 기준이 폐지되는 대신 연간수입 100만원(필요경비율 90% 고려시 총수입 연 1000만원 이하)이 안되는 지역가입자는 월 1만3100원의 ‘최저보험료’만 내면된다. 지역가입자는 소득이 전혀 없어도 주택·자동차를 보유했다는 이유로 많은 보험료를 내야 했다. 재산보험료는 과세표준액에서 500만~1200만원을 공제한 뒤 부과한다. 배기량 1600㏄ 이하의 소형차, 9년 이상 사용한 자동차, 생계형으로 볼 수 있는 승합·화물·특수자동차는 보험료 부과 대상에서 빠진다. 중·대형 승용차(3000㏄이하)에 대해서는 건보료를 30% 감액한다.
반면, 연소득이 3860만원(총수입 연 3억8600만원)을 넘는 상위 2% 소득보유자, 재산과표가 5억9700만원(시가 12억원)이 넘는 상위 3% 재산보유자 등 39만세대의 보험료는 평균 12% 오른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충분한데도 무임승차하던 피부양자 중 30만세대는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보험료가 부과되고, 월급 이외의 소득이 연간 3400만원 이상인 직장인도 추가로 보험료를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부과체계 개편으로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명실상부한 소득중심 부과체계로 가기위해서는 소득파악률을 개선하고 보험료 부과 대상 소득을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험료 부과체계는 올해 1단계 개편에 이어 4년 뒤인 2022년 7월 2단계 개편에 들어간다. 저소득 지역가입자 614만 세대의 보험료가 지금보다 월 4만7000원 인하되고, 재산·자동차에 부과되는 보험료도 추가로 내려간다. 소득이 높으면서도 건강보험에 무임승차하는 계층에 대한 부과가 계속 강화되는 것이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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