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 갖춘 40대 매출 비중 꾸준히 증가 ‘그루밍족’ 트렌드 타고 쇼핑 ‘큰손’ 부상 제모·반영구화장·보정속옷에도 지갑 활짝 업계, 명품 전용관 확대 등 발빠르게 대응 “여기 팩이 유명하다고 해서…. 샘플 좀 챙겨주세요.”지난 4일 오후 신세계백화점 본점 내 화장품 매장. 자연주의 화장품으로 유명한 이 브랜드를 찾은 소비자 중에는 수트 차림의 남성도 눈에 띄었다. 40대 한 남성은 “평소 피부가 민감한데 회사 직원이 추천해줘서 방문해봤다”며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긴 한데 써보고 좋으면 아깝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외모 관리에 돈을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특히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추고 ‘아재’ 딱지에 민감한 40대 남성이 패션ㆍ뷰티업계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이 패션과 화장품을 넘어 제모, 반영구화장 등에도 지갑을 열면서 유통가가 남성 ‘영포티’(young fortyㆍ젊은 40대) 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에서 40대 남성고객 매출은 최근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의 40대 남성 고객 매출은 2015년 9% 수준에서 2016년 12.5%, 2017년 13.8%, 2018년(1~6월) 15.1%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올 상반기(1~6월) 40대 남성고객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명품 카테고리에서 19.2%, 남성 패션에서 7.9%, 남성 전문관에서 20.3%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들 사이에서 외모를 가꾸는 ‘그루밍’ 트렌드가 지속되는 가운데, 구매력있는 40대 남성이 명품과 패션 등에서 ‘큰 손’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백화점업계는 남성 전문관을 확장하고 수입 브랜드 유치를 늘리는 등 영포티를 포함해 남성 소비자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초 수입 남성 브랜드를 대폭 확대했다. 아울러 무역센터점에 프라다워모ㆍ버버리맨즈ㆍ페라가모를, 압구정본점에 에트로맨즈를 운영하는 등 명품 브랜드의 남성 단독 매장도 확대해 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2016년부터 루이비통 남성관, 아크네 남성 등 남성 명품 전문관을 확대 중이며, 이달 중에는 본점에 디올 옴므 매장을 신규 오픈할 예정이다.
2030 남성들이 주고객이었던 남성 화장품 브랜드에서도 영포티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찾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LAP’ 매장 관계자는 “젊은층이 주로 오긴 하지만 40대 이상 남성 고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고 했다. 특히 비교적 고가인 리프팅 제품이 주름 개선 등에 관심 많은 영포티에 인기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향수 브랜드 ‘조 말론’ 매장에선 고객 10명 중 1~2명은 30~40대 남성이라고 했다. 매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선물용 구매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본인이 쓰려고 구매하는 남성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패션과 잡화, 화장품 뿐 아니라 외모 관리를 위한 각종 시술과 도구 등에도 40대 남성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흐린 눈썹이 콤플렉스인 남성들이 눈썹 문신을 위해 최근 반영구화장 전문숍을 많이 찾고 있다. 40대 이상은 눈썹과 이마라인 탈모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의 시술이 많다. 서울 강남에서 반영구화장 전문숍을 운영하는 윤모(32ㆍ여) 씨는 “과거엔 상담 자체를 민망해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엔 여자친구나 아내분과 같이 오시는 남성분들이 많다”고 했다. 여름철이 되면서 바캉스에 대비해 풍성한 다리털을 정리하려는 남성들의 왁싱 문의도 많아졌다고 윤 씨는 귀띔했다.
헬스앤뷰티(H&B)스토어 올리브영에선 옆구리, 뱃살 등을 보정해주는 보정속옷이 40대 남성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남성용 보정속옷의 올해 1~6월 매출 신장률은 직전 6개월에 비해 320% 급증했다. 이밖에 남성용 눈썹칼과 니플밴드(유두가리개), 다리숱 정리기 등도 인기 아이템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꾸미는 중년 등 변화하는 남성고객의 소비 패턴에 맞춰 그루밍 아이템을 지속 발굴하고 제안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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