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림리 인구밀집 지역과 근접…‘쪼개기’ 여부 철저 조사도 요구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태양광 발전시설로 인한 산림파괴와 입지갈등, 부동산 투기 등 부작용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민간업자가 강원도 평창군 방림면의 임야에 대규모 태양광 시설 설치를 추진해 주민들이 반대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0일 평창군에 따르면 4개 민간사업체가 방림리 산 196번지 2만여㎡(약 6240평)의 임야에 대규모 태양광 시설을 설치해 약 1.3MW의 전력을 생산하겠다며 지난달 발전사업허가를 군에 신청했다. 이에 평창군은 사업 허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지역이 주거밀집지역과 90여m 밖에 떨어지지 않아 현행 평창군의 조례상 태양광 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지역인데다, 산림훼손과 토사유출로 인한 농작물 피해 가능성 등을 우려하며 허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또 방림리 산 196번지 임야를 4개로 나누고 사업주체도 4개 사업자로 나누어 신청해 환경영향 평가 등 군의 허가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도록 ‘쪼개기’를 한 혐의가 짙다며, 이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사업 신청을 불허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와 함께 현재 평창군이 태양광 발전시설의 입지 제한을 대폭 완화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조례 개정을 즉각 중단하고, 산림훼손과 난개발을 방지하고 입지갈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오히려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형식적 심의에 주민들 불만=평창군의 현행 조례(평창군 개발행위허가 운영지침)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시설은 10호 이상의 주택이 밀집한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500m, 주거밀집지역외 지역(10호 미만)으로부터 100m 이상 각각 떨어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발전시설이 추진되고 있는 방림리 산 196번지는 평창군의 지원으로 조성돼 16가구가 이미 들어섰고 4~5 가구가 추가로 입주할 예정인 시니어마을과 불과 90여m 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500m 이내에는 100여호가 넘는 방림1리가 자리잡고 있다.
때문에 이 지역을 대상지로 하는 태양광 발전사업은 조례상 불가능한 만큼, 허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민간사업자는 산 196번지 2만589㎡ 임야를 3300~6600㎡의 4개 부지로 나누고 4개 사업자가 각각의 부지에서 197.1~430.7㎾의 전력을 생산하겠다고 허가를 신청해 전형적인 ‘쪼개기’에 해당한다며 이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평창군에서는 전기사업 허가는 전기사업법에 따라 사업자의 자격과 재정능력 등을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며, 쪼개기 혐의에 대해서도 전기사업법상 개별 사업자별로 심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주민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주민들은 이러한 평창군의 업무 처리 방식은 전형적인 형식적 탁상행정이라며 주민의견과 현장 상황을 적극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특히 민간사업자가 전기사업 허가를 먼저 받은 다음, 조례 개정에 맞추어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태양광 입지 조례 개정도 마찰=이런 가운데 평창군은 기존 조례를 개정해 주거지역과 태양광 발전시설의 이격거리를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100m, 주거밀집외 지역으로부터 50m로 대폭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내용을 포함한 평창군의 개발행위허가 운영지침 개정안은 지난 3월 입법예고 절차를 거쳤으며, 평창군은 오는 9월 군의회에서 확정해 시행할 계획이다.
평창군은 지난해 3월 태양광 발전시설의 이격거리 기준을 설정하지 않도록 한 산업통상자원부의 가이드라인과 다른 지자체의 조례 등을 참고했다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과 주민의 재산권 보장을 위해 허가기준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산업부가 최근들어 무분별한 태양광 발전사업에 따른 산지훼손과 난개발, 주민과의 입지갈등, 부동산투기 등 부작용이 심화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해 규제 강화로 선회한 만큼, 이를 반영해 허가기준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산업부는 올 5월말 ‘재생에너지 민관 공동협의회’를 열고 태양광 설치시 임야를 잡종지로 변경하지 않고 사업종료시 복구토록 하는 ‘산지 일시사용허가제도’를 도입하고 ‘임의분할(쪼개기)’을 차단해 부동산투기를 방지키로 했다. 또 산지 태양광에 대한 공급인증서 가중치(REC)를 0.7로 낮추어 사업성을 약화시킴으로써 산지훼손을 최소화하고, 환경영향평가도 강화키로 했다.
방림리 주민들은 발전사업 불허와 조례개정에 반대하는 민원을 평창군과 군의회에 제기하고, 지역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주말에는 대규모 주민설명회를 열어 그 열기를 확산할 계획으로, 입지 갈등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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