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경제학자 스포츠관중심리 분석 “응원팀 졌을때 상처가 이긴 행복보다 크고 오래 지속” NYT “경제에서 이익보다 손실 기억이 더 커” 트럼프 보호무역도 왜곡된 손실 회피 심리 때문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20달러를 잃어버렸을 때 느끼는 상실감이 20달러를 얻었을 때 느끼는 행복감보다 크다. 이를 ‘손실회피 성향’이라고 한다. 주로 돈과 관련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이 심리가 ‘월드컵 결승전’과 ‘미ㆍ중 무역전쟁’에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월드컵 결승전에서 패배한 크로아티아 국민의 행복도는 평상시보다 8%가량 떨어지며 슬픔은 유지된다. 마찬가지로 세계화로 인한 상실감이 축적돼 보호무역주의 행동으로 이어진다는 해석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영국 서섹스대학(University of Sussex) 연구 결과를 인용해, 2018 러시아 월드컵 크로아티아-프랑스 결승전 후 프랑스 국민의 승리 기쁨보다 크로아티아 응원단의 패배 고통이 2배 이상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섹스대학 연구진은 행복 정도를 측정하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축구 팬 3만2000명의 경기 전후 기분 변화를 분석했다. 행복의 정도를 100점 만점으로 봤을 때, 응원하는 축구팀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팬의 행복도는 1시간 내 보통 때보다 3.9점 늘어났다. 반면 팀이 패배한 경우 행복도는 1시간 내 평상시보다 7.8점 더 떨어졌다.
응원팀의 승리 후 축구팬의 행복 증가폭은 2시간 후 1.3점, 3시간 후 1.1점으로 급속히 하락했지만, 패배 후 행복 감소폭은 2시간 후 3.1점, 3시간 후 3.2점으로 유지됐다. 기쁨은 곧 잊혀지지만 슬픔은 시간이 지나도 누적돼, 결국 패배의 상실감이 승리의 행복감보다 4배 이상 커지게 된다는게 WP의 설명이다.
이 연구를 이끈 서식스대학의 경제학자인 피터 돌턴(Peter Dolton)과 조지 맥커런(George Mackerron)은 이 행위는 경제적 관점에서 비합리적이지만, 팀 응원을 계속하는 이유는 자신의 팀이 언젠가 승리할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미ㆍ중 무역전쟁도 손실회피 성향으로 분석했다. NYT는 17일 “지난 30년의 세계화로 인해 기반을 잃은 업종이 자유무역으로 이익을 얻은 업종보다 보호무역주의 행동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싸우는 경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즉, 세계화로 인한 상실감이 획득한 이익보다 훨씬 크고 오래 지속된다는 의미다.
NYT는 이런 심리를 이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철강업 등의 일자리 상실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트럼프는 대선 당시 항공 우주와 농업, 첨단 산업 장비 등 많은 산업이 무역 협정ㆍ수출로 얻은 혜택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NYT는 손실회피 이론에 기반해 무역전쟁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무역전쟁으로 중국과 유럽연합(EU), 캐나다가 미국 관세에 대응해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면서 그동안 세계화의 승자가 다시 패자가 될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그동안의 승자는 무역전쟁에서 패자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격렬하게 싸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NYT는 손실회피는 현실이고 매우 강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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