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워싱턴 DC 공청회서 韓 민관 총출동…‘관세 부과’ 반대 의사 피력 - 美 현지 업계조차 반대하지만…이르면 1주일 내 조사 결과 나올수도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한국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미국의 수입차 고율 관세 부과 움직임에 우리 정부와 자동차업계가 미국 현지 공청회에서 총출동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멕시코와 캐나다,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 대미(對美) 자동차 수출국들은 물론 미국 현지 자동차업계조차 관세 부과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미국 정부의 선택은 이르면 1주일 내 나올 전망이다.
▶총출동한 韓 민관…관세 부과 반대 의견 피력= 19일(현지시간) 전세계 자동차업계의 시선이 미국 워싱턴D.C. 상무부 공청회장에 쏠렸다.
85만여대의 자동차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리 자동차업계와 정부 관계자들도 이날 공청회장에 집결했다. 수입차 및 부품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 위함이다.
먼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 근무하는 미국인 직원이 나섰다.
지난 2005년부터 앨라배마공장 엔진숍에서 일했다는 존 홀은 “만약 관세가 부과된다면 앨라배마의 내 친구와 이웃들은 일자리를 잃고 지역경제는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자동차업계가 미국 현지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발언이다.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역시 “한국 자동차업계는 소형차 중심 생산으로 미국 내 점유율이 높지 않다”며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으로 엮인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관세 부과는 미국 자동차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측에서는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나섰다. 강 차관보는 “한미 양국은 강력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상호 호혜적 무역을 증진해왔다”면서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가 적용되면 일자리가 감소하고 자동차 가격이 오르면서 결국은 중산층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차관보는 특히 “한미 양국은 국가안보에 있어 북한 문제를 공동으로 안고 있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주요 대미 수출국 물론 美 현지서도 반대 목소리=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주요 자동차 제조국들은 물론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생산기지가 밀집해있는 멕시코와 캐나다의 정부ㆍ협회 관계자들도 반대론에 힘을 보탰다.
미국 현지에서조차 자동차제조업연맹(AAM), 전미자동차딜러협회(NADA), 전미제조업협회(NAM), 자동차무역정책위원회(AAPC) 등 주요 단체들이 모두 반대 의견을 내놨다.
12개 미국 및 해외자동차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AAM의 제니퍼 토머스 부회장은 “부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결국 차 가격이 인상되면서 수요가 줄게 된다. 약 10%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도미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업체들을 대표하는 AAPC의 매트 블런트 회장은 “소비자의 수요 감소와 맞물려 최소 62만4000개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투자도 줄어들면서 궁극적으로 미국 업계의 경쟁력만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상무부 조사 결과 이르면 1주일 내 나올 가능성…향후 시나리오는= 미국 상무부는 이날 공청회 발언과 각국 정부 및 기업으로부터 받은 2300여 건의 의견서 내용을 토대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날 공청회장에서 “국가안보 측면에서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해야 하는지를 계속 분석하고 있다”며 “아직 입장을 밝히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 언급한 시한을 감안하면 조사 결과가 이르면 1주일 안에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애초 이틀로 예정된 공청회 기간이 하루로 짧아진 것도 ‘관세 부과라는 답을 미리 정해놓고 벌이는 요식행위’라는 의심이 나온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수입차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검토) 조사가 3∼4주 내에 완료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늦어도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열리기 전인 9~10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예상 시나리오는 ▷고율 관세 실제 부과 ▷관세 부과 철회 ▷철강에서처럼 한국은 관세 면제하나 수출 쿼터 신설 등 크게 세 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행적과 최근의 무역 전쟁 양상을 감안하면 수입차 고율 관세 부과를 철회할 가능성은 적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만약 상무부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으면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 수입차에 최대 20~25%에 이르는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우리의 대미 수출길은 사실상 막히게 된다.
최악의 상황을 피해 관세 부과를 면제받고 대미 수출 쿼터가 신설되는 등의 일정부분만 양보하는 상황에서도 한국 경제는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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