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플라스틱컵 남용 단속 첫날 커피점 가보니 -직원은 머그잔 권하고 손님은 “일회용에 주세요” -예고는 됐지만 현장선 혼선…매장직원 곤혹 표정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 “잠깐 있다가 나갈건데, 일회용컵에 할게요”, “고객님 머그잔에 드리고 나가실 때 일회용컵에 옮겨드리겠습니다”, “아뇨. 그냥 일회용에 주세요”.
2일 오전 9시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커피전문점. 주문을 받는 직원과 손님의 대화가 점점 예민해진다. 일회용컵을 고집하는 손님을 설득하려는 직원은 다소 난감한 모습이다. 이곳의 직원 김모(27) 씨는 “어제도 손님들이 잠깐 땀 좀 식히고 나간다 하시고 일회용컵으로 매장을 오랫동안 이용하는 분이 많았다”며 “단속에 걸리기라도 하면, 과태료가 200만원까지도 나온다는데 정말 곤혹스럽다”고 했다.
이날은 환경부가 카페와 패스트푸드점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 남용 단속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날이다. 원래 1일부터 단속할 예정이었으나 명확한 공동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부랴부랴 시행을 하루 늦췄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혼선을 빚는 모습이었다.
전날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1일 오후 2시께, 서울 기온 39도, 체감온도 43.1도를 치솟는 폭염에 커피전문점에는 피신 수준의 인파가 모여들었다. 이날 기자가 직접 서울 마포구와 동작구 커피전문점 다섯 군데를 돌아본 결과,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비율은 30% 가량 됐다.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취지는 100%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애로사항도 적지 않다는 목소리를 내놨다. 이들은 ▷일회용컵을 고집하는 손님을 설득시켜야 한다는 점 ▷테이크아웃이라고 하고 손님이 매장에 머무를 수 있는데다가 이때 단속에 걸리기라도 하면 억울하게 과태료를 내야한다는 점 ▷출근ㆍ점심시간에는 수백명의 몰려 완벽한 다회용컵 제공이 힘들다는 점 ▷머그잔ㆍ유리컵 물량도 모자라 한참을 대기해야 한다는 점 ▷인건비 등 비용은 늘어나는데 텀블러 할인금액은 점주에게 부담한다는 점 등을 문제로 꼽았다.
서울 동작구에서 프랜차이즈 커피 가맹점을 운영하는 권모(40) 씨는 “올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인건비도 올랐고 본사로부터 공급받는 매입물품 가격도 올랐다”며 “늘어난 설거지를 감당하려면 알바도 더 있어야하고 물도 더 많이 쓰는데 수도세 감면 등의 혜택도 전혀 없지 않느냐”며 “그러면서 텀블러 할인은 점주에게만 부담하라니 너무하는 것 같다”고 했다.
대대적인 일회용컵 남용 금지라는 변화 속에서도 머그ㆍ유리컵 등 다회용컵 물량도 부족한 실정이다. 전국 2500여 가맹점을 운영하는 이디야커피는 매장별로 머그잔 10개, 유리컵 10개를 각각 무료로 지급하기로 하고 총 2만5000개의 머그컵을 배포했으나 유리컵 2만5000개는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일정을 9월까지 늦춰 지급완료 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6월20일부터 지난달말까지 전국 지자체를 통해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한 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 계고장을 발부하는 등 현장 계도 후 이달부터 위반업소 적발을 통해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전에 없던 단속인만큼 만큼 법 적용은 더욱 엄격해지고 현장에서의 혼선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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