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국민연금이 최소생활비조차 보장 못 하는 ‘용돈연금’ 신세로 전락했지만 ‘기금고갈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이번에도 소득대체율 인상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8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연금의 장기재정 상태를 진단하고 제도개선방안을 모색하는 제4차 재정추계 작업을 끝내고 오는 17일 추산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재정계산에서 우리나라 장기 경제성장률과 합계출산율의 전망이 어두운 현실을 고려할 때 지난 2013년 3차 재정계산에서 2060년으로 추산했던 기금고갈 시기가 2056~2057년으로 3~4년 정도 앞당겨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때문에 40%로 설계돼 있는 소득대체율을 올려 국민연금이 노후소득보장장치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가 뒷전으로 밀려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금껏 기금고갈론과 재정위기론으로 소득대체율이 계속 낮아져 국민연금만으로 노후를 대비하지 못할 정도로 연금액이 턱없이 적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생애 전기간 평균소득과 대비한 국민연금 수령액의 비중이다. 소득대체율 50%는 가입기간(40년 기준) 월 평균소득이 100만원이라면 은퇴후 월 5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는 뜻이다.
낮은 소득대체율을 높이려는 시도는 번번히 무산됐다. 지난 2015년 5월 공무원연금 개혁논의 과정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론이 나왔지만, 논란 속에 흐지부지됐다. 당시 여·야·정 논의과정에서 “소득대체율을 올리면 기금소진 시기가 빨라져 후세대에 부담을 떠넘기게 된다”, “받는 연금액이 많아지는 만큼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 등의 논의만 무성한 채 접점을 찾지못했다.
지난해 9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매년 낮아지는 소득대체율을 2018년 45%에서 멈추고 해마다 0.5%포인트씩 올려 2028년부터는 50%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게하는 내용의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지만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연금관련 시민단체인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지난 7월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소득대체율 인상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를 하루빨리 구성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4차 재정추계에서 기금소진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것이 확실시되면서 미래세대에 부담을 안겨줄 수 있는 소득대체율 인상이 이번에도 역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채 사라질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그동안 소득대체율은 계속 낮아졌다. 1988년 국민연금 도입 때 가입기간 40년 기준 70%였지만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기금소진 논란에 외환위기에 따른 재정 불안론이 퍼지면서 1998년 1차 연금개편에서 60%로 떨어졌다. 이어 2007년 2차 연금개편에서 또다시 60%에서 매년 0.5%포인트씩 낮아져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40%까지 하락하게 돼 있다. 2018년 현재 소득대체율은 45%이다.
소득대체율 40%는 60세까지 일하면서 40년간 국민연금에 가입했을 경우이고, 청년실업과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현실에서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연금 신규수급자의 평균가입 기간은 약 17년에 불과하고, 실질소득대체율은 약 24%에 머물렀다. 실질소득대체율 24%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52만3000원(2017년 평균소득월액 218만원×24%=52만3000원)에 그친다.
국민연금연구원이 2016년 5~9월 50세 이상 4572가구를 대상으로 국민 노후보장패널 6차 부가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50대 이상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월평균 최소생활비는 부부기준으로 167만3000원이며, 개인기준으로 103만원이었다. 소득대체율을 올리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평균 봉급쟁이마저도 국민연금만으로는 최저 생계조차 보장 못받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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