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배우 임수향은 올해로 연기 생활 10년차다. 신인 시절 출연한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며 일찍이 스타덤에 올라 인지도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임수향은 깨야 할 선입견이 많은 배우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임수향에게서 도도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떠올린다. 대중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있는 작품 속 캐릭터들이 곧 임수향의 이미지가 된 셈. 이에 더해 신인 때부터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온 임수향의 필모그래피에 큰 고생 없이 탄탄대로를 걸었을 것이라 추측하는 이들도 많다. 모두 선입견이다.처음부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은 사실이다. 데뷔작인 영화 ‘4교시 추리영역’(2009)에서는 단역이었지만 이후 임성한 작가가 집필한 SBS ‘신기생뎐’(2011)에서 주인공 단사란 역을 맡으며 대중에게 배우 임수향의 존재를 알렸다. 신인에게 쉽게 오지 않는 스타 작가 작품의 주인공 자리. 임수향은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막장 설정과 산으로 가는 전개 속에서도 캐릭터가 흔들리지 않게 중심을 잘 잡고 소화했다. 주연으로서 52부작 긴 호흡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고 가야 한다는 중압감도 이겨내고 호연을 펼쳤다. 이 같은 활약을 통해 임수향은 그 해 제4회 코리아드라마어워즈 여자신인상,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을 수상했다.화려한 드라마 데뷔 후 MBC ‘아이두 아이두’ KBS2 ‘아이리스2’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아이가 다섯’ MBC ‘불어라 미풍아’ KBS1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주연급 캐릭터를 맡으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여온 그다. 분명 많은 기회가 따랐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주어진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 건 오롯이 임수향의 실력과 노력이었다. 기생부터 그룹 회장의 딸, 킬러, 야쿠자 딸과 조선인 독립운동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탈북자, 순경 등 매 작품 결이 다른 캐릭터를 소화하면서도 연기력으로 혹평을 받은 적은 데뷔 초를 제외하곤 거의 없다.
연기력에 대한 호평도 거저 얻은 결과는 아니다. 임수향은 중학교 1학년 때 길거리 캐스팅 제의를 받고 연기에 흥미를 느낀 것으로 알려진다. 임수향은 미국 유학이 예정돼 있었던 상태.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떠난 그는 연기에 대한 열망을 삭이지 못했다. 결국 임수향은 1년 만에 부모님 몰래 짐을 싸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반대하던 부모님도 임수향이 안양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며 배우가 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자 마음을 돌려 든든한 지원자로 나섰다. 예고를 거쳐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서 꾸준히 쌓아올린 노력은 신인 시절에도 연기력 논란을 겪지 않을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그러나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과정에서 임수향은 도도하고 차가울 것이란 이미지가 덧씌워졌다. 도회적이고 화려한 외모도 이같은 시선에 힘을 보탰다. 다행히 이같은 편견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깨졌다. 임수향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캐릭터에 갇혀있던 자신의 진짜 매력을 풀어놓는다. 입답은 거침없고 솔직하며 행동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다정함이 배어 있다. 일례로 JTBC ‘한끼줍쇼’ 출연 당시 식사를 대접해준 가족들에게 주기 위해 직접 손편지와 선물을 준비한 정성은 임수향이란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이다.
임수향은 현재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강미래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그러면서 자신을 둘러싼 고정관념을 또 한 꺼풀 벗겨내고 있다. “10년 만에 캠퍼스물을 하게 됐다”는 말처럼 데뷔 후 처음으로 나이보다 어린 캐릭터를 맡았다. 이번 역시 연기력 논란은 없다. 외모로 놀림받던 트라우마 때문에 늘 위축돼 있다가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캐릭터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리고 있다. 작품이 다소 아쉬운 전개를 보이는 와중에도 임수향은 강미래 캐릭터를 완벽히 제 옷 입은 듯 표현하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데뷔 초부터 ‘노안’이라는 이야기를 듣던 임수향이 스무 살 대학 신입생 연기를 이토록 완벽하게 소화할 줄 예상 못했다는 반응이다. '잘하는' 센 캐릭터에서 벗어나 소심한 면모를 가진 캐릭터를 섬세한 감정선으로 표현하며 호평받고 있는 그는 오늘도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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